강남역 역삼역 곰탕 갈비탕 맛집인 '동남집'

맑은 국물을 자랑하는 곰탕 맛집인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에 있는 숨은 맛집 동남집. 처음 먹어봤는데 괜찮아서 리뷰를 적는다. 아래 한 장의 사진이 이 집의 대표 메뉴인 곰탕의 모든 것을 대표한다. 뼈를 우려낸 설렁탕과는 달리 고기를 우려낸 곰탕이라 국물이 뽀얗지 않고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맑다. 

  

곰탕이 맛없기도 힘들지만, 나는 곰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곰탕은 아무리 맛있어도 맛있다고 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 동남집 곰탕은 맛있었다. 맑은 국물과 질이 좋아 보이는 고기, 특히 특곰탕에 들어간 도가니가 아주 특색있었다. 

 

그 정도 맛이면 당연히 체인점이거나 체인의 본사일 줄 알았는데 체인점이 아니었다. 벽 구석탱이에 보면 체인점이 아니라고 쓰여있다. 로열티를 제공하지 않으니 더 괜찮을 것이라는 논리인데, 그건 잘 모르겠다. 본사는 더 많이 벌어서 더 맛있게 해 주는걸..!?

 

멋있는 액자에 갈비탕 사진이 있다. 우리가 먹은 건 갈비탕은 아니고 특곰탕이었다. 곰탕에 도가니를 더 넣어준 것인데, 가격은 9,000원이다. 나를 여기로 데려가 주신 변리사 형님들이 자신있게 특곰탕을 시키시길래 나도 따라 주문했다. 왕갈비곰탕 먹을걸.. 사진을 보니 더 맛있어보여..

 

 

메뉴판이다. 메뉴들의 대부분이 고기가 들어간다. 고기 아니면 도가니 아니면 면이다. 

 

여긴 제면실이 있다. 오잉? 고깃집에 웬 제면실? 갈비탕이나 곰탕에 넣어 먹으라고 면을 한 사발 주는데, 그 면을 뽑는 곳인가 보다. 면도 일반 소면보다 쫄깃하니 맛있었다. 제면실 안에 널브러진 노란 박스가 오늘도 직접 면을 뽑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설마 코스프레는 아니겠지. 면이 정말 쫄깃하니 괜챃았다. 난 이런 국이나 국밥에 면을 넣어 먹는것을 아주 싫어한다. 근데 이집은 괜찮았다. 

 

면과 밥은 무한리필이다.

면과 밥은 무한리필이다. 웬만한 대식가가 아니고서는 추가 면이나 밥이 필요해 보이진 않는다.

 

지금부터는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곰탕인데 왜 맛집이라며 후기까지 적고 있는지 적어보겠다. 이 집의 특곰탕에는 고기와 도가니가 들어가는데 고기가 일단 매우 부드럽고 맛있으며, 특히 도가니가 다른 데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나게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푹 퍼진 흐물한 도가니가 아닌 정말 쫄깃해서 도가니가 입안에서 여기지거 옮겨 다니며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뭔가 춤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미스터 초밥왕적 표현?)  

 

곰탕에 대해 이 정도로 정설들여 써본 건 처음이다. 그냥 글로 읽는 것보다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음..동남집에서 맛있는 곰탕을 먹었지만 나는 그래도 여전히 곰탕이 맛있어봐야 곰탕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하다. 그래도 언제가 될지 모르는 추운 날, 내가 강남역 역삼역 근처에 있다면 이 집에 찾아가 뜨끈한 곰탕이나 갈비탕을 한그릇 땡기고 올 것 같긴 하다. 

 

 

 

 김치, 깍두기, 간장, 고기소스도 참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