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 깜짝 선물 : 몰랑 미니피규어 연필 세트

오늘 집에 오는데 우리 귀염둥이가 자꾸 전화를 한다. 친한 변리사 형님께서 업무차 놀러 오셔서 같이 저녁을 먹느라 좀 늦었는데 고새를 못 참고 계속 화상통화를 걸더라. 어디서 배웠는지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쎄쎄~' 이 말을 어린아이 특유의 억양과 발음으로 몇 번 외치더니  '아빠 선물사와~'라고 하는데,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집 앞 AK&기흥의 Book Libro로 달려가 아래의 몰랑 미니피규어 캐릭터 연필 세트를 집어왔다. 주말에 이걸 만지작 거리는 모습을 봤는데 사주진 않았었다. 

 

6개들이 연필이며 세트 3,000원이다. 나이를 먹고는 연필을 사본적이 없어서 가격이 합리적인 건지 잘 모르겠다. 피규어만 해도 3천 원이 넘을 것 같긴 한데.

 

감정이 다소 매마른(?) 내가 봐도 귀여운데 딸아이의 눈엔 어땠을까? 나에게 보여준 후 엄마까지 불러와서 보여준 걸로 봐서 사고 싶었던 것 같긴 한데. 이거랑 '엉덩이 탐정' 책 중 하나만 고르라고 했더니 주저 없이 엉덩이 탐정 책을 골랐다. 애들은 왜 이리 똥꼬와 방귀를 좋아할까? 

 

 

우리 귀염둥이.. 결국 두개를 다 갖게 되었다.  갖고 싶은걸 다 가질 수 없다는 것도 교육시켜야 하기에 이렇게 시간차를 갖고 사주는 것이 낫다고 본다. 인내하고 기다리면 더 큰 보상이 뒤에 온다는 것을 알아야 나중에 뭔가 잘 될 것 같다. 인내와 끈기는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니까.. 잘 참았으니 보상을 해줘야지. 

 

아.. 아마 오늘 판교에서 술을 마시고 버스를 탔으면 힘들고 귀찮아서 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당히 먹고 집으로 향하여 이런 행동도 하고 그냥 나 스스로 기특하다. 사람 나이 40이면 변하기 힘들다 하지만 난 계속 변하고 싶다. 내가 변해야 세상을 대하는 내 태도와 보이는 것들도 달라진다. 일기를 쓰기 시작하니 또 다른 세상이 보이는 것처럼

 

나중엔 유튜브 브이로그도 해봐야겠다.

 

 

이 선물을 줬더니 1초동안 굉장히 소리 지르며 좋아하다가 1초 만에 급실망한다. 갖고 싶었던 게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ㅋㅋㅋ 영상으로 찍어놨는데 그건 일기에 올리기 좀 그렇고.. 웃기니까 나중에 가족들이랑 두고두고 봐야겠다. 반품한다고 했더니 얼른 가져가는 우리 딸. 

 

그러더니 엄마한테 가서는 아빠한테 선물 받았다고 자랑하더라. 아직 아이라 선물해주는 즐거움이 있다. 4월 생일날 줄 선물도 잔뜩 쌓아놨는데. 미래에 있을 우리딸의 즐거운 비명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건 그렇고, 몰랑 피규어 연필의 품질은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연필 끝에 저렇게 고분자로 구성된 피규어가 붙어있으면 무게중심이 올라가서 글씨 쓰는데 방해될 텐데.. 인형 때문에 걸리는 모멘트(= 토크 = 힘x거리)를 작은 손으로 이겨내며 써야 하기 때문이다.   

 

※ 추가 : 몰랑 피규어를 손으로 잡아 빼면 쉽게 빠진다. 빼서 가지고 놀면 된다!

 

그래도 귀여우니까 피규어만 따로 모아 장식해도 될 것 같다. 

 

6살 난 우리 아이에게 깜짝 선물을 해줘 보니 마음이 괜히 좋다.  특별한 날이 아닌 그냥 일상의 하루였지만 아이에게 전해준 선물 하나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3천 원을 쓰고 3만 원어치의 행복을 얻은 것 같다.

 

아참- 몰랑 미니피규어 연필 세트 요 제품은 가격도 좋고 실용적이라 나중에 어린이집 아이들 생일 선물로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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