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효과 : 금주 6개월, 몸과 생활의 변화 체험

지난 1월 금주선언 후 6개월이 지났다. 아니네, 7개월이 지났다. 금주 1개월 때의 신체 변화에 대한 글을 썼었는데, 그 이후 계속 술을 마시지 않았다. 내 몸과 생활패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해봤다. 3개월 후에 글을 쓰기로 했는데 바빠서 못적었다. 

 

 

 

▶ 몸(신체)의 변화

 

 

1. 피곤함이 확실히 덜하다.

술을 자주 마실땐 정말 자주 피곤했다. 평일 퇴근 후는 물론이고 주말에도 꾸준히 쉴새없이 피곤했는데, 이제 피곤하지 않다. 진짜 이건 확 느껴진다. 수면의 질이 높아진것 같기도 하고 간기능이 회복된 것 같기도 하다. 총 수면 시간은 금주 전과 차이가 없다. 

 

 

2. 다크서클, 입술, 혈색

내 눈밑에 기본 패시브로 적용돼 있던 다크서클이 사라졌다. 얼굴에 스킨과 로션 이외에는 바르지 않는 내 인상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다. 입술 마름도 사라졌다. 이건 다시 건조한 시즌이 와봐야 더 체감이 올 것 같긴한데, 술을 끊고 나서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이 많이 늘어나서 겨울이 와도 그 정도가 덜할 것 같다. 그리고 얼굴의 혈색이 좋아지고 피부에 가끔 생기던 버즘도 싹다 없어졌다. 

 

 

3. 입술 옆 헤르페스, 구내염, 피물집

피곤하면 올라오곤 하던 잎술옆 헤르페스(작은 물집들)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거 한번 생기면 엄청나게 거슬렸는데 6개월째 한번도 올라오지 않았다. 술을 즐길 땐 분기에 한번씩은 올라왔었다. 집안의 필수품이었던 아시클로버 연고들이 모두 쓸모없게 되었다. 구내염도 사라지고 한두달에 한번씩 생기던 양쪽 볼안의 피물집도 여태 한번도 생기지 않았다. 이것만 해도 삶의 질이 정말 많이 올라갔다. 내가 느낀 금주의 효과 중 가장 으뜸으로 생각되는 게 구강 내 건강의 개선이다.  그냥 몸에 있는 염증 자체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4. 두통 

이건 금주 한달차에도 느낀 건데 확실히 두통도 완화되었다. 타이레놀을 달고 살았었는데 이제 정말 가끔 아프다. 몸에 물이 잘 들어오니 피가 잘 도는건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통이 정말 많이 없어졌다. 

 

 

5. 얼굴 피부 

얼굴 피부가 진짜 좋아졌다. 나도 세수할 때 느끼고 와이프도 내 얼굴을 만저보고 항상 하는 말이 피부가 진짜 좋아졌다는 것이다. 보들보들해진다. 이것도 꿀이다. 술 많이 마시고 피부과 가서 돈을 쓰는 것보다 그냥 금주를 하고 남은 돈으로다른 취미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 훨씬 낫다.

 

 

6. 위장 장애 등의 장기 건강 

식사를 한끼라도 거르면 속이 엄청나게 더부룩해지고 가스가 차던 증상이 많이 완화되었다. 이것도 진짜 삶의 질을 많이 올려준 요소 중의 하나이다.

 

 

 

 

▶ 생활의 변화

 

1. 물

특히 퇴근 후에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저녁이 되면 꼭 입이 심심한데 내가 단 것은 안좋아한다. 군것질 대신 집에 항상 있는(울 와이프 덕분이다)  보리차를 자주 마시게 된다. 근데 이게 얼음을 띄워 먹는 습관이 있는데.. 찬물이 별로 안좋다던데 그래도 '찬'물을 마셔서 잃는 손실 대비 물 자체를 마신다는 대서 오는 편익이 큰 것 같다. 찬물이라도 꾸준히 마시면 안마시는 것 보다는 훨씬 좋다는걸 어디서 읽어서..

 

 

2. 체중

체중은 초반에 좀 빠지다가 어느순간 돌아왔다. 이건 술과의 상관관계가 그렇게 크진 않았나보다. 대신 자주 발생하던 붓기가 빠져서 체중은 그대로이지만 체형은 약간 달라진 것 같다. 저녁에 약간의 맨손 운동을 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 술을 그대로 마셨으면 지금 5kg쯤 더나갔을 수도 있다.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몸의 대사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대로 술과 음식을 입에 들이부었다면 낮아진 기초대사량과 칼로리 폭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지금쯤 살이 많이 붙었을 수도 있다. 그대로 유지되는 것 자체가 다행이다.

 

 

3. 운동

사실 술을 끊고도 운동은 별로 안했는데 금주 전보다는 조금 더 했다. 운동복도 사고 집근처 천변이라도 뛰고 왔으니. 와이프 덕분에 아파트 커뮤니티인 헬스장의 근력운동 프로그램도 등록했다. 첫시간에 완전 몸이 거덜나서 그 후로 못가긴 했는데(알이 풀리는데 2주가 걸렸다.. 썩은몸둥아리..) 낸 돈 3만원이 아까워서 그때 배운 자세 그대로 밤마다 스쿼트, 런지, 푸쉬업, 플랭크를 하고 있다. 아마 금주를 하지 않았으면 이 모든 것들 또한 안했을 것이다.

 

 

4. 술자리

술을 안마시니 술자리에 그냥 차를 가지고 간다. 그리고 술마신 사무실 형들을 집에 오는 길에 내려준다. 이게 진짜 편하다. 술 안마셔도 분위기에 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도 익숙해지다보면 엄청 괜찮다. 담날 숙취에 고생할 일도 없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5. 취미

꾸준히 하는 취미들이 늘어났다. 레고와 게임, 블로그, 영화시청 등 대부분 가족들 근처에서 집에서 같이하다보니 사이도 더 좋아진 것 같다. 술을 끊고 캠핑장비도 대거 사들여 캠핑까지 하게 되었는데 캠핑장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온전한 정신으로 즐기는 야외활동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 후기

 

가끔 술이 땡길때도 있는데, 와이프가 내 안의 악마를 잘 말려준다. 밖에서는 일절 마실 생각이 들지 않는데, 집에서는 진짜 가끔 술이 확 땡길때가 있다. 그때 와이프에게 '나 딱 한잔만 마실까?'라고 얘기하면 와이프가 버럭 화를 내주면서 그러지 말라고 잘 이야기해준다. 이게 정말 좋다. 아마 혼자 있었으면 금주가 깨졌을 지도 모른다. 이래서 가족이 있어야 된다. 

 

내가 체험한 금주 효과가 놀랍다. 금주 6개월 차에 정리를 해보니 내 몸과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정리가 된다. 거의 200일 동안 진행된 아주 서서한 변화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음.. 금주 1년 후에는 몸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은 뭐 큰변화가 있지 않을 것 같은데.. 1년차에 뭐라도 쓰려면 몸이라도 만들어야겠다. 뱉어놓은 말을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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