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맛집이라는 강변다찌 제 점수는요

통영 2박3일 여행의 첫날 달려간 곳이 이 강변다찌이다. TV에도 나온 엄청 유명한 집이라길래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달려온 곳. 얼마나 맛있으면 그런가 싶어 그 느낌을 극대화하고자 쫄쫄 굶다가 방문하였다. 가성비가 그렇게 좋다고 해서 일인당 한 2만원 나올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맥주와 소주를 적절히 포함하여 인당 3만원의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엄청난 텍스트의 양을 자랑하는 강변다찌의 외관]

 

그런데 다찌문화를 모르기도 하고 내가 평소에 해산물을 엄청 즐겨하는 사람은 아니라 점수는 짜게 줄 수 밖에 없다. 일식 코스에 눈이 높아져 그럴 수도 있다. 강변다찌에는 5점만점에 3.7점 정도를 준다. 인당 4~5만원내고 먹는 서울경기의 일식집이나 참치집 대비 조리법이나 메뉴의 구성이 단조롭다고 느껴서 그런지 먹는 재미가 덜했다.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들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괜찮았지만 튀김이나 조림 같은 것이 나오지 않으니 어느정도 배를 채우고 난 후에는 좀 물리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계속 가져다 주신다. 술이 한두잔 들어가고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해산물 안주가 계속 들어가니 배가 점점 불러온다. 왼쪽 위의 멸치회무침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다.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굉장한 맛은 아니고 그냥 회무침인데 이게 멸치구나..하는 정도의 맛이었다. 초장으로 범벅이 된 생선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가리비를 비롯한 패류도 꽤 나왔다. 그런데 전날 뉴스에서 패류에 미세플라스틱이 그렇게 많다고 그래서 먹기가 좀 꺼려졌다. 하나만 집어먹었는데 맛있었다.

 

소라, 멍게, 세꼬시, 굴, 게, 전복 등 다양한 해산물을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었는데, 그 중 새로운 발견은 해삼이었다. 나는 싱싱한 해삼에서는 그런 고유의 향긋한 향이 나는 줄 몰랐다. 그동안 먹었던 해삼에서 왜 그런 향을 느끼지 못했을까? 소래포구랑 여기저기서 많이 먹어봤는데..


어느 정도 접시를 비운 후에는 해산물 고유의 냄새때문에 더이상 먹지 못하였다. 당초 계획은 강변다찌에서 한잔 후 2차를 가려했는데 배불러서 2차는 커녕 아이스크림도 먹지 못했다. 인당 3만원에 술과 해산물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으니 가성비 하나는 정말로 좋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나처럼 다채로운 조리법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별로라고 느낄수도 있다. 무조림이 나와야 할 타이밍인것 같은데 나오지 않고, 새우튀김이나 깻잎튀김이 나올 차례 같은데 계속 차가운 해산물들만 나오니 내 몸에 깃든 냉-온-냉-온의 타이밍도 좀 맞지 않는 것 같고.. 갖은 양념으로 맛있는 조리를 해주는 것이 아니니 나처럼 잘못된 기대를 하고 가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다찌집의 특성을 이해하고 가야한다.

 

그러니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기대감으로 가지 말고, 싱싱한 해산물들을 값싸게 맛보러 간다고 생각하고 방문하는 것이 통영의 강변다찌를 올바르게 대하는 방법 아닐까 싶다. 물론 해산물 고유의 맛을 즐기는 사람에겐 최고의 장소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 일행 여섯명의 평가는 반반이었다.

 

그래도 계산하고 나올때 일하시는 분들의 흥겨운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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