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안녕하세요.
스댕입니다.

정부사업 지원서 제출 마감이 다가오는 이런 똥줄타는 시점에 한가로이 앉아서 이런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에게 심각한 번아웃이 찾아온것 같습니다.

하나라도 놓치면 안된다는 마음, 그런게 될리가 없는데 완벽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감, 남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잘해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웠나 봅니다. 그간 마음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음에도 그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게 이번에 터져버린것 같네요.

아직 이런 것들을 겪을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몸에 이어 마음의 병이 생긴것 같습니다.

딱 1년전인 3월의 세번째 주에 허리디스크가 터져 흘러내려 왼쪽 다리 전체에 마비가 왔었습니다. 그리고는 수술을 했더랬죠. 수술 후에도 마비된 다리신경이 바로 돌아오지 않아 이악물고 걸으며 망가진 몸을 회복시키는것과 경제적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에 주력을 했습니다.

몸이 심각하게 아파보니, 나이가 들어 더 아파지기 전에 경제적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성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더욱 내달렸던 것 같습니다.

쉼없이 정진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제 마음 그릇의 용량을 가늠하지 못하고 수도꼭지를 너무 많이 틀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더이상 물을 담지 못한다고 마음이 내지르는 소리를 이제서야 몸이 느낍니다.

이유없이 피로하고 지치며, 작은 것에도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이런 것이 한번에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우울은 과거의 축이고 불안은 미래의 축이라고 하는데, 전 미래를 너무 불안하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이미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이룬 것들을 체크하지 못하고 끝없이 가상의 위험을 상정하며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만 집중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글을 보는 여러분들께선 저처럼 되지 마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조금 덜어놓고 현재의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순간순간을 중요하게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문제가 생기면 가족들과 회사가 어려워 질거란 오만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보다 훨씬 좋은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운영하고 있는 이 블로그와 톡방도 마차가지입니다. 블로그와 톡방, 카페 등에 찾아오시는 한분한분 역시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하여 투자활동을 하시는 분들일텐데, 제가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투자와 관련된 정보와 이슈들을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쉬면 안된다는 생각에 제 성향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한 것 같습니다. 오만했던 것이죠.

아직 그럴 레벨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쓰겠다고 질러놓은 말을 지키고자 스스로를 압박하며 포스팅을 이어갔고, 톡방의 텐션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하여 기질에 걸맞지 않은 무리한 활동을 했습니다. 좋은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몸에 무리가 가고 마음이 병들어가는 와중에도 임장을 다녔습니다.

그 사이 부작용이 누적되며 마음의 소진이 일어났나 봅니다. 근래 처져 있는 제 모습을 보니 몸의 병 만큼이나 마음의 병도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더 무섭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간 몸을 회복했던 것처럼 이젠 마음을 챙겨야 할것 같습니다. 제 한계를 인정하고 불안을 받아들이며 현재의 저와 제 주변을 챙기며 살아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 하는 것들을 정리하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텐션을 좀 낮추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스스로 무리하게 설정한 책임감 역시 내려놓고 주변 모든 분들에게서 배우는 마음으로 살고자 합니다. 경제 유튜브 대신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하고 동영상을 보는 대신 하늘과 풍경들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

마음의 병이 좀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투자관련 글을 올리며 돌아오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오늘도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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