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총정리
- 기술과 제품리뷰
- 2019. 5. 26.
미중 무역전쟁의 표면적인 이유는 전 세계 경제규모 1위의 미국과 2위의 중국의 경상수지 경쟁 때문이다. 요 두 새끼들이 싸우는 바람에 여러 나라와 기업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이놈들이 왜 싸우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끝까지 가보면 이번 전쟁의 본질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총정리를 해보자.
경제규모 2위의 중국은 성장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미국에 20년째 대량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고 당연히 1위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그 반대이다. 5년도 아닌 20년째 무역적자를 유지하고 있으니 빡칠만도 하다. 이런 무역수지의 불균형은 미중 무역전쟁의 표면상의 이유이다.
미국은 예전부터 자국의 이익에 위협이 되는 국가들을 후려패는데 도가 튼 나라다. 핑계 같지만 사회-공산주의의 꼬리표가 붙어있으면 어떻게든 무너뜨린다고 으름장을 놨고, 결국 미국과 소련의 오랜 갈등 '냉전(Cold war)'은 결국 사회주의의 대표 주자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로 인한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소련의 해체를 미국이 마냥 달가워할 수는 없었다. 외부의 적이 없어지면 안에서부터 썩는다는 것을 미국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 과거 각 시대의 패권국가들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역사로부터 배웠다. 홀로 초강대국이 되면 그 마지막에는 몰락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미국은 끊임없이 가상의 적국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소련 해체 이후의 적대 국가를 설정하는데 안성맞춤인 국가가 바로 중국이었던 것이다. 2019년 현재의 미중 무역갈등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닌, 미국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큰 그림이다. 미국 놈들이 무서운 이유이다. 이놈들은 참을성을 가지고 아주 오랫동안 치밀하게 작업을 친다.
미국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때리는 것은 시기 차이만 있었을 뿐이지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 상황에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에서 성질 급한 트럼프로 바뀐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국제 깡패 미국은 자국의 국가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로 중국을 대놓고 지목한다. '다른 나라도 많은데 왜 하필 중국?'이 아니라 그냥 얻어맞을 시기가 오고 있었는데 중국이 중국몽, 일대일로 등을 외치며 신흥 깡패짓거리를 시작하니 성질 급한 도람뿌가 좀 더 빠르게 때린 것일 뿐이다.
사실 때릴 명분도 참 많다. 미 우방국들에 대한 경제보복, 소수민족 탄압 등 얻어맞을 명분을 대내외적으로 참 많이도 쌓아놨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체 무역 적자의 비중을 보면 전체에서 중국이 47%, 기타 국가의 총합이 53%이다. 미국 무역 적자의 이유의 절반이 중국인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의 여러 우방들에게 별 시덥잖은 이유로 경제보복을 실시하였다. 스스로 대국이라 자처하는 새끼들이 주변국들을 상대로 쫌스러운 일을 벌인 것. 이런 사건들 또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명분을 준 꼴이었다.
첨부터 보호무역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당선된 미국의 도람뿌(트럼프)는 2018년 그 칼을 제대로 빼들었다. 그간 부시나 오바마가 해왔던 것이랑은 차원이 다른 보호무역 청룡언월도.. 아니 엑스칼리버를 뽑은 것이다.
2018년 7월, 미국은 34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선언을 한다. 중국에게 선빵을 후려친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그런 미국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미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 규모에 똑같이 25%의 관세를 때려버린다.
중화사상(中華思想, Sinocentrism)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미국은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사실 뭘믿고 그런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단한 배짱이다.
* 중화사상 : 한족(漢族)이 한족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며 타민족을 배척하는 사상이다. 여기서의 '중화'는 한족의 문화를 뜻하며 한족 국가 이외 나라를 이민족으로 여기고 배척하므로 화이사상(華夷思想)이라고도 한다.
미국은 같은 해 8월, 추가로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여한다. 중국은 이에 동일한 규모의 관세 보복으로 응수했다. 여기까진 잘 주고받았다. 주고받은 내용을 보면 미국의 날린 선빵을 중국이 잘 되돌려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18년 9월 미국은 맞대응이 불가능한 사상 최대의 죽빵을 중국에 후려갈긴다.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선언한 것. 그에 반해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꼴랑 600억 달러 규모에 5~10%의 관세를 차등 적용하는 소극적 반격에 나선다. 지금까지 잘 반격하던 중국은 왜 갑자기 소극적인 자세가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은 더 이상 관세를 부과할 미국산 수입품 자체가 없다. 미→중 수출 1299억 달러, 중→미 수출 5055억 달러로 4배나 차이가 나는 것. 쓸 수 있는 관세 카드는 다 쓴 것이다.
애초부터 싸움이 되지 않았다. 중국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 1300억 중 1100억 달러에 관세를 먹였기 때문에 더 이상 패가 없는 반면, 미국은 아직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규모가 2500억 달러나 남았다. 이미 관세 가지고만 싸움을 해도 중국의 완패가 예상되는데.. 여기에 갑자기 미국의 IT기업들이 끼기 시작한다. 으잉?
미국의 거대 IT기업 구글(Google)은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에 더 이상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다.
간단히 얘기하면 구글맵, G메일, 유튜브, 플레이스토어 등을 화웨이 폰에서는 쓸 수 없다는 것. 화웨이의 CEO는 자체 OS를 탑재하면 되니 별거 아니라고 응수하고 있지만 그건 지들의 희망회로일 뿐이다.
화웨이 전체 매출의 40%는 중국이 아닌 유럽, 남미 등 해외시장에서 발생된다. 구글맵과 유튜브, 게임이 없는 폰이라니.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화웨이의 몰락이 예상된다. 게다가 5월 19일 인텔(Intel)과 퀄컴(Qualcomm) 또한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발표하였다. 검증된 핵심 칩셋 없이는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없다. 미국 상무부.. 무서운새기들이다. 개기면 안 된다.
인텔과 퀄컴의 난입에 발끈한 중국은 바로 다음날, 또 하나의 강력한(강력해 보이는..) 카드를 꺼내 든다. 그것은 바로,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
희토류는 스마트폰, 하이브리드 자동차, 고화질 TV, 태양광 발전, 항공우주산업 등 첨단산업에서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데, 세계 희토류 원소 공급의 97%가 중국(내몽골 지역)에서 생산된다. 반도체나 2차 전지 생산의 핵심이 희토류이다. 현대 첨단 기술에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원료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석유에 비견되는 아주 중요한 자원이다.
중국의 시진핑은 5월 20일, 중국 내 희토류 생산기지를 방문하였다. 이는 미국에 희토류를 공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텔, 퀄컴 니네들이 중국의 희토류 없이 만들 수나 있겠냐는 무언의 압박이다.
미국의 희토류 사용량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인데, 중-미간 희토류 무역이 중단될 경우 미국의 첨단 산업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미국은 두 손 두발 들어야 하나? 답은 역시나 No.. 미국이 만만한 새끼들이 아니다. 희토류의 글로벌 매장량을 보자.
반중국가인 인도와 베트남,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브라질에 매장된 희토류만 해도 이미 5천만 톤에 미국의 영원한 꼬붕국가 일본에도 1,600만 톤이나 매장되어 있다고 밝혀졌다. 중국이 아니어도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여기저기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나라도 50년간 자급자족할 희토류가 홍천과 충주 광맥 일대에 있다.
그렇다면 왜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97%가 중국인가? 가장 큰 이유는 환경오염과 채굴 비용이다. 채굴 과정에서 발생되는 국토파괴와 토양오염이 복구 불가능한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희토류 채굴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는데, 재물에 눈이 먼 중국 내 일부 동탁같은 새끼들은 자국민의 안위나 환경오염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환경오염은 결국 국가적 비용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자국민이 죽든말든 환경 복구에 신경 안 쓰는 나라에서나 할 수 있는 것. 중국이 희토류 수출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배경은 자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이니 참 슬픈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희토류 채굴의 환경문제 또한 기술로서 해결될 것 같다. 글로벌 공돌이들이 열일을 하여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이 덜한 건식 희토류 생산방식을 개발한 것.
그래서 미국 역시 채굴 생산성이 나오지 않아(환경오염 부담금 때문) 폐광했던 희토류 채굴장을 다시 가동하기로 한다. 19년 5월 20일, 미국은 희토류 분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다. 현재 미국은 중국이 날리는 쨉을 모조리 막아내고 피한데 이어 레프트 라이트 원투펀치 및 어퍼컷을 쉴 새 없이 날리는 중. 게다가 미국은 꺼내지 않은 카드가 아직도 더 있다.
여기에 회복 불가능한 결정타가 한방 더 날아간다. 5월 23일, 영국의 ARM社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는다고 발표, ARM은 직원들에게 화웨이와 유효한 계약, 지원 서비스, 기술적 논의 등을 포함해 모든 업무를 중단하도록 하면서, 만약 이러한 규정을 어기면 개인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ARM은 CPU의 설계도를 그리는 회사로, 전세계 9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공급 중단과는 비교도 안되는 큰 타격이다. 이 사건은 전 세계의 언론이 대서특필한다.
여기까지가 현재까지 진행된 미중 무역전쟁의 스토리이다. 포스팅을 정리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재미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일반 무역전쟁 같지 그 기저를 보면 이건 '기술 전쟁(Technology War)' 혹은 '지적재산권 전쟁(Intellectual property rights War)'이라고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인 IoT, 반도체, 5G 등과 첨단무기가 모두 얽혀있다.
무단으로 IP를 사용하여 불법적이고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중국의 기업 '화웨이' 등의 중국 기업들을 침몰시키고 하위 기업들이 비슷한 행보를 보이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미국의 상무부와 인텔, 구글, 퀄컴과 글로벌 미국 우방 연합군이 보이지 않는 기술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사실 이제 다 보인다 아주 개판이여..)
이 고래새끼들 싸움에 우리는 새우가 되어 터질지, 터진 새우들을 먹고 양분으로 삼아 성장하는 뭔가가 되어 반사이익을 취할 수 있을지 우리나라는 전략을 잘 짜야한다. 실익없는 한심한 정치질이나 할 때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이 긴밀하게 논의하며 이 기술 전쟁의 한가운데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어떤 기술들을 발전시켜야 할 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미중 무역전쟁에 관한 1차 총정리 포스팅을 마친다. 미중 무역전쟁에 관한 2차 총정리 포스팅은 일이 좀 더 진행된 후에 다시 적을 예정이다. 아마도 화웨이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미국의 견제 내용이, 주변국들의 참전 등이 내용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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