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맛집 정자동 정통춘천닭갈비

난 닭갈비를 즐겨 먹지 않는다. 그나마 돈 주고 사 먹는 닭갈비라고는 숯불에 삼겹살처럼 구워 먹는 그 고급진 닭갈비뿐이다. 야채를 잔뜩 집어넣고 섞어 볶아 먹는 닭갈비 류는 언젠가 한번 엄청나게 맛없게 먹은 후로 끊었었다. 그런데 어제, 우리 사무실 식구 중에 정자동에 사는 형에 의해 정자동 구석탱이에 숨어있는 분당맛집 '정통 춘천닭갈비', 여기로 에스코트당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정자동 정통춘천닭갈비까지는 퇴근시간에 가도 신호만 잘 받으면 10~15분 정도면 도착한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평일 5시 50분쯤에 가게 앞에 도착하였는데도 자리가 없었다. 숨은 맛집이라더니 별로 숨지 않은 느낌. 사람들이 대기까지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그냥 분당맛집인데..

 

4인분

다행히도 먼저 도착한 일행이 자리를 잡고 이미 4인분은 주문해놔서 불판 위에서 야채와 양념, 떡들이 익고 있었다. 바닥에 들러붙지 않게 열심히 뒤집어줬다.

 

닭갈비는 1인분에 12,000원이고, 일정 인분 이상을 시키면 콜라와 사이다가 서비스로 나오는 것 같다. 볶음밥은 2천 원이다. 메인 메뉴는 단일이다. 닭갈비 말고는 아무것도 팔지 않는다. 선택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다. 선택할 것 자체가 없으니. 

 

열심히 볶고 있으면 동치미 국물과 상추, 마늘, 양파, 고추, 고추장을 가져다준다. 딱히 특별한 건 없는데, 다 집어넣고 싸 먹으면 또 맛있다. 분당의 숨은 맛집이라는게 느껴지는 뭔가 시골틱한 느낌이다.

 

 

열심히 뒤집으며 기다리면 일하시는 분들께서 뭔가 자꾸 가지고 와서 추가해주신다. 익기 정도에 따라 투입해야 되는 재료가 있나 보다. 야채가 어느 정도 익으면 살코기도 가져와서 부어준다. 아, 고기에는 살코기와 뼈가 있는 고기가 있다. 뼈 고기는 제일 마지막에 먹으라고 안내해준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깻잎도 부어주신다. 정통춘천닭갈비에서 쓰는 야채들은 모두 아주 신선했다. 회전율도 좋고 많이 파는데다 단일 메뉴이니 재고 관리가 잘되는 것 같다. 선순환이다. 불판 앞에 거의 20분을 앉아있었더니 배도 고프고 굉장히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닭갈비를 즐겨 먹지 않는다. '닭갈비가 다 비슷하고 똑같지 뭐~'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내 생각을 보기 좋게 깨줬다. 정말 맛있었다. 같이 간 일행 모두가 쉬지 않고 젓가락질을 해댔다. 상추에 싸서도 먹고 그냥도 먹고 사이다랑도 먹고 소주에 곁들여서도 먹고, 고기가 익은 후 30분 만에 모두 먹어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정신없이 불판 위 음식들을 조지다보니 모르고 밥을 볶을 재료들을 남겨놓지 않았다. 볶음밥을 시켰는데 서빙하시는 분이 보시더니 한숨을 쉬시며 밥 볶고 싶으면 이제 그만 먹으라고.. 분명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행 몇 명이 야채를 또 먹었고 결국 볶음밥은 그냥 고추장-김치볶음밥이 되었다. 그 정도로 맛있다.

 

내 평점은 ★★☆. 진짜 분당 맛집이 맞다. 정자동 정통춘천닭갈비. 괜찮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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