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현대백화점 돈까스 맛집 모모야

작고 아담한 그녀와의 즐거운 데이트. 오늘도 그녀를 옆에 태우고 판교의 현대백화점으로 냅다 달렸다. 징검다리 휴일이었어서 그런가 오늘의 판교 현대백화점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주차부터가 지옥이었다.

 

조수석의 그녀가 심심해하여 주차 전까지 스무고개와 묵찌빠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5층 레고샵에서 일을 빠르게 본 후 배가 많이 고파 가장 가까운 5층 식당가로 장소를 옮겼다. 그녀도 배가 고팠는지 대번에 푸짐해 보이는 돈까스를 먹자고 하길래 바로 승낙을 하고 대기. 그렇다. 오늘의 삶의 흔적은 판교 현대백화점 돈까스 맛집인 '모모야(ももや)'이다. 시작부터 별 다섯개 주고 들어간다. ★

 

나는 돈까스는 어렸을 때 처음 먹어본 그 순간부터 매우 좋아했다. 치기 어린 나이엔 세상에 맛없는 돈까스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도 연차가 쌓이면서 삼십몇년간 수많은 돈까스를 먹다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맛이 없는 돈까스도 있다.

 

어떤 집은 정말 비싼데 맛대가리가 전혀 없고 어떤 집은 저렴한데도 생각보다 맛있다. 줄서서 먹는데도 별로일 수 있고 파리가 날리는 집임에도 굉장히 맛있는 곳도 있다. 세상사와 인생사가 돈까스 맛집과 비슷하다. 가격과 유명세 따위 겉모습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이 집이 돈까스 맛집인지 망집인지 먹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이게 뭔 개소리여..

 

그런 의미에서 판교 현대백화점 5층의 모모야는 돈까스 맛집이 확실하다. 겁내 맛있다.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 없다. 그냥 맛있다. 나보다 입맛이 더 까다로운 조수석의 그녀가 소스도 없이 돈까스와 새우요리(정확한 이름이 뭐야..새우까스?새우빵가루튀김?) 먹어댔다. 

 

그녀를 위해 2만원짜리 정식을 주문했다. 미니우동과 밥, 등심까스, 안심까스, 새우 두 마리가 함께 나온다. 2만원이면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거의 2인분이다. 사실 새우만 먹어도 한 끼 뚝딱이다. 메뉴를 두 개를 시키면 못 먹을 것 같아서 하나를 큰 걸로 주문했다. 내 옆에 나란히 앉은 그분이 아직 위가 작아서 많이 못 먹는다.. 6살..

 

새우 살이 정말 실했는데, 먹기 바빠 사진에 담지 못하였다. 새우가 너무 맛있다며 옆에 나와 나란히 앉은 오늘의 데이트 상대 꼬고마가 내것까지 다 먹는 바람에 속상했다. 나두 새우 좋아하는데.. 평소에 새우 꼬랑지는 안 먹는 아이인데 여기 새우는 맛있다고 꼬랑지까지 다 드셨다. 나도 꼬랑지 좋아하는데 ㅠ

 

 

돈까스는 등심과 안심 모두 엄청나게 맛있었다. 제육볶음과 돈까스를 30년 이상 전국 방방곡곡에서 시식한 이 내가 확실하게 보증할 수 있다. 이런 맛의 돈까스는 어디 가서 쉽게 맛볼 수 없다. 진짜 개맛있다. 안심과 등심의 실한 살을 사진으로 찍었어야 되는데 너무나 맛있게 먹느라 사진 찍는 걸 깜빡했다. 고기도 맛있고 빵가루도 아주 일품이다.

 

그래서 사진으로 파워 대체

홈페이지 사진을 보면 뭔가 퍽퍽해보인다. 사진을 되게 못 찍었다. 육즙이 안보이잖아!? 실제로 먹어보면 돈까스 고기에 육즙이 살아있다. 실제로 씹어보면 입안에서 고기가 터지는 듯 고기가 촉촉했다. 그걸 사진작가가 살렸어야 하는데.. 쯧쯧. 모모야 홈페이지 관리자는 각성하고 사진을 다시 찍어야 된다. 

 

프랜차이즈이지만 지점마다 스킬이 조금씩 달라서 맛의 산포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판교 현대백화점 모모야는 아주 괜찮았다. 다른 모모야는 안가봐서 모르겠다. 앞으로도 안 갈 거다. 여기만 갈 거다. 곁들여 나오는 양배추도 먹기 좋게 아주 가늘게 나온다. 그리고 뭔가 레몬향이 나는 샐러드 소스도 굉장히 맛있었다. 모든 것이 좋았다.

 

밥 먹고 와서 이렇게 극찬하긴 처음이다. 그동안 혹평 일색이었는데.. 나중에 와이프도 데리고 가야겠다. 이 정도로 리뷰를 썼는데 이쪽 사장님 혹시 보시거든 나중에 절 알아보고 돈까스나 좀 큰 걸로 튀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른 블로그들 보니까 돈받고 이런 거 써주던데 나는 내 돈 주고 내가 먹은 것만 일기 쓰는 겸 올린다. 

 

판교 현대백화점의 돈까스 맛집 모모야. 그중에 우리가 먹은 '모모야 모듬 정식'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으로.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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