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플레이스 스페니쉬 연유 라떼

베트남에서 차갑게 마시던 연유 라떼와는 다른 맛이다. 따듯한 연유라떼는 이런 맛이구나. 오늘 일정의 첫번째 타임이 취소되어 근처 카페를 찾던 중 매일 가던 스타벅스를 제끼고 투썸플레이스로 와봤다. 그리고 메뉴판 제일 위에 위치한 「스페니쉬 연유 라떼」라는 커피를 주문했다.

 

평소대로라면 바로 아이스 라떼를 주문했겠지만 오늘은 주문을 기다리는 캐셔 앞에서 잠시 고민을 했다. 으슬으슬 추웠다. 평소대로 에어컨 2단을 맞춰놓고 생각없이 40km를 달려왔더니 체온이 내려가서 그런가보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괜시리 더 춥게 느껴진다. 

 

그래도 휴가철인 7월31일. 한여름이라는 생각에 자동으로 입에서 '아이스요'라고 얘기했는데, 직원분이 내 안색이 안좋아 보였는지 이런 말을 한다.

 

"따듯한 것도 있어요."

 

멋쩍게 웃으며 따듯한 라떼로 바꿔 주문했다. 오늘의 연유라떼는 따뜻해야 할 것 같았다. 창 밖을 보니 추적추적 내리던 빗줄기도 제법 강해졌고 뭔가 분위기도 을씨년스러운게 여기서 아이스 라떼를 마시면 몸과 마음이 피폐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페는 상당히 조용하다. 오전 9시 반의 화성시청 근처의 투썸플레이스는 학생도 없고 직장인들도 없고 주부들도 없다. 심지어 음악도 나오지 않는다. 조용해서 좋다.

 

'여긴 직영인가.. 그래서 좀 덜팔아도 괜찮나'

 

라는 생각이 들 무렵 진동벨이 울린다. 스타벅스도 진동벨 좀 해주면 참 좋을텐데.

픽업 장소로 가서 스페니쉬 연유라떼라는 이름이 붙은 커피를 받았다. 따듯하다. 카페에서 따듯한 커피를 마시는게 얼마만인가.

 

 

머그컵에 담긴 크림에 입을 대봤다. 이게 뭐야.. 와 정말 맛있다. 우유 특유의 고소함과 달콤한 연유가 조화롭게 크림안에 담겨있다. 크림 아래의 커피와 뭔지 모르겠지만 크림 위에 올라간 견과류 비스무리한 것도 조화롭게 맛있다. 따듯하니 더 기분이 좋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지금쯤 과제 담당자와 기술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을 시간인데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이 정도면 로또 복권 4등 정도에 해당하는 호사라 할 수 있겠다.

 

 

 

  

 

투썸의 직원 두 분과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카페의 분위기가 좋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좀 찍어봤다. 흔한 음악도 나오지 않는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시끄럽지 않아서 더 좋다. 직원분들이 일하는 소리와 어디선가 돌아가는 팬의 소리만 난다. 

 

 

 

비교적 오래된 유행이지만 노출콘크리트와 조명, 배관을 활용한 투썸 플레이스의 인테리어 역시 마음에 든다. 미래에 많이 성공해서 내 카페를 갖거나 용인의 동춘175같은 큰 건물을 갖게 된다면 건물의 일부분은 반드시 이런 인테리어를 해놓고 싶다. 아! 내년에 오픈하는 골프연습장 2호점에도 당장 이런 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겠구나.

 

음.. 커피에 대한 뭔가를 쓰고 싶었는데 커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커피까막눈이라 맛있다는 것 말고는 쓰질 못했다. 어쩌다보니 그냥 일기를 아침에 이렇게 쓰게 됐다. 

 

와이프에게 전화도 해보고 이렇게 일기를 쓰다 보니 스페니쉬 연유 라떼가 많이 식어버렸다. 뜨거울 때엔 몰랐는데 식으니까 꽤 달구나. 아 또 살찌겠네. 내일부터 아파트 헬스장에서 근력 프로그램을 신청했으니 뭐 괜찮겠지.. 다음 번엔 아메리카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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