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더이상 바꾸지 않는 이유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린다

 

통신대리점의 관계자의 말이 안타깝다. 줄폐업이 예상된다고 해서 그 이유를 살펴보니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과 통신사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의 급감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두 이유가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

 

나는 애플의 아이폰 6s를 5년전에 구매해 여태 쓰고 있다. 이 휴대폰을 샀을 당시 우리 딸 나이가 두살이었는데 지금 일곱살이니참 오래도 썼다. 그 사이에 세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퇴사와 재입사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새 폰을 사지 않는 이유가 고장이 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최신폰의 기능들과 스펙의 훌륭함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더 크다.

 

오래전 발매된 폰이지만 대부분의 어플이 완벽히 작동한다. 스마트폰에 부하가 걸릴만한 작업을 하지 않기에 AP는 좋은게 필요 없다. 제조사들이 차별화에 중점을 두는 요소인 카메라 기능 또한 문제가 없다. 새로운 기기의 카메라를 겪어보면 또 신세계를 경험하며 감탄을 연발하겠지만, 취미나 직업이 그쪽이 아닌 이상 그 효용이 지금의 익숙함을 버리고 거금을 투자할 정도는 아니다.

 

새 휴대폰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야 더 있겠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교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이다. 업계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성장의 정체 구간이다. 이를 버티지 못하는 소매업자들은 무너질 것이고 살아남은 소수의 업자들은 근 미래에 다가올 다음 기술, 혁신적 기능과 가치를 가진 어떤 '통신장비' 덕분에 돈을 긁어모을 것이다.

 

 

그런데 그 새로운 가치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자체 성능의 발전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폴더블 같은 기술은 기술진화의 맥락에 중요한 의미가 있긴 하지만 상위시스템인 인간의 삶에 주는 효용 측면에선 확실한 한계가 있다. 세상이 아직 그 효용을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결국 효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휴대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것인데, 그렇다면 해답 또한 하드웨어와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나올 것이다. 현재의 기업들은 답을 영상시청, 사진의 품질, 보안, 접히는 액정, 좀 더 빠른 프로세서 등과 같은 것들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아직 세상을 바꿀만한 솔루션이 나오진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언젠가, 분명히 그 답은 나온다. 그 시발점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될 수도 있고 5G와 같은 통신기술이 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몇가지 카테고리가 묶여서 답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세상의 변화가 빠르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다. 통신기기 판매업자들. 지금은 어렵겠지만 버텨내기만 한다면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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