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임대아파트 위주 부동산정책 비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아래의 글을 남겼다. 같은 글을 읽어도 드는 생각은 모두가 다르겠지.. 조은희 구청장의 과거를 캐며 트집을 잡는 사람들이 있을거고, 맞는말인데 왜 뭐라하냐며 싸우는 사람들이 있을거다. 마지막으로 누가 맞건 틀리건 몇발짝 떨어진 채로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며 본인 자산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있을거다. 실익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문재인 대통령의 임대아파트 탐방이 보여주기 쇼가 되지 않으려면

주택공급 방안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님께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대통령님은 아마 무척 억울하실 겁니다. 지난 11일 김현미 국토부장관, 변창흠 국토부장관 내정자와 함께 모처럼 공공임대주택단지(화성동탄 행복주택단지)를 찾아, 앞으로 임대아파트를 250만호까지 짓겠다고 선의를 보였을 뿐인데, 왜 진심을 몰라주고 송곳 찌르듯 공격만 퍼붓나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대통령님은 12평 복층아파트와 13평 투룸형 아파트를 둘러보시고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중산층까지 혜택을 넓히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그 방향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위주로 몇 가지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대통령님이 찾으신 곳은 행복주택 전체 1,640세대 가운데 단 12가구(0.73%)에 불과한 복층형 주택과 가장 임차료가 비싼 투룸 2곳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아늑하다”고 느끼신 곳의 물량은 많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비쌉니다.


차라리 이날 4,8평 위주의 대다수 서민들이 사는 성냥갑 방처럼 비좁은 임대주택에 가셔셔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많이 잘못됐다고 위로하시고, 임대주택 한 채를 지어도 제대로 지어 싸게 공급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랬다면 보여주기 식 쇼처럼 느껴지거나, “퇴임 후 795평 사저에 가실 분이 임대 13평에 4인 가족이 살 수 있겠다니”(안철수대표) “니가 가라 공공임대”(유승민 전 의원)라는 식의 비난은 받지 않으셨을 겁니다.


일선현장에서 행정을 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임대주택을 놓고 늘 전쟁 아닌 전쟁을 벌입니다. 아주 작은 평수의 임대주택으로 숫자를 늘려 실적만 채우려는 서울시와 조금이라도 양질의 임대주택을 넣으려는 서초구 사이에는 늘 팽팽한 싸움의 연속입니다.  


일례를 들자면, 서초구에 짓는 서울시 역세권청년주택(서초동 1310-15) 협의과정에서도 이견이 계속됐습니다. 서울시에서는 물량에만 초점을 맞춰 약 5평 크기(17~18㎡)의 원룸형 확대를 압박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로지  ‘목표 가구수’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것이죠. 이전에 구청 맞은편의 청년주택 사업에서도 서울시가 공급물량을 늘리려고17㎡이하 원룸 세대수를 더 늘려달라고 사업자에게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던 일도 생각납니다.

 


둘째, 대통령님의 이날 말씀은 앞으로도 정부는 계속 임대아파트만 공급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게 합니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부동산공급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양질의 아파트 공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원하는 민간 주택공급 방식에는 애써 눈감고, 공공임대주택 ‘계몽’에만 열심이신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최신형 자동 ‘세탁기’를 원하는데 정부는 계속 ‘빨래판’을 보급한다”는 식의 칼럼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방문하신 화성동탄 행복주택단지는 4차례나 입주자 모집을 했지만, 총 1,640세대 중 400 세대 정도, 즉 4곳 중 1곳 꼴로 공실이라고 합니다. 대통령님께서 살기 좋은 주택이라고 말씀하실 만큼 품질이 좋은 편임에도 미달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이곳만 아니라, 서울 4,900 세대를 포함해 수도권에 1만6,000 세대가 공실이라고 합니다. 주택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해야 하는데, 공급자 중심으로 하다 보니 국민들이 외면하는 것입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대통령님, 

전체 주택공급의 대부분은 민간시장에서 이뤄지는데, 민간시장은 규제한 채 정부에서 대부분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과연 옳을까요? 게다가 민간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하면 전체 개발호수의 약 17%이상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됩니다. 민간개발을 허용하지 않으니 오히려 민간이 짓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신혼시절 둥지를 틀고 살았던 양천구 목동에는 14개 단지가 있습니다. 모두 30년이 경과해 재건축대상지입니다. 현재 26,629세대가 있으며 평균 용적률이 132%입니다. 재건축 이후 공급 가능한 세대수는 대략 5만3천 호 이상에 이릅니다. 특히 신목동역에 인접한 1단지, 목동역에 인접한 7단지는 준주거로 종상향해 고밀복합주거단지로 재건축한다면 훨씬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현재 목동은 재건축추진을 위해 각 단지가 안전진단검사를 준비하고 있고, 6단지는 이미 통과되었습니다. 최종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정비계획을 수립해서 서울시에 심의허가를 신청해 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는 심의를 위한 상위계획인 지구단위계획을 5년째나 수립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지 않고 있으니 재건축이 멈춰 서 있습니다. 분양이든 임대든 주택공급이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님,
혹시 대통령께서는 여의도 시범단지에 가보셨는지요? 여의도 아파트는 제가 대학시절 아파트 한칸에 월세를 살았기 때문에 실정을 잘 알지요. 지은 지 49년(1971년 준공)이 된 여의도시범단지 아파트는 건물 바닥과 외벽에는 움푹 파이거나 금이 가 땜질식으로 보수 공사를 해둔 상태입니다. 겨울만 되면 수도관이 파열돼 온수 공급이 중단되고, 여름이면 배관 파열로 세대 내 누수가 진행돼 곰팡이가 생기는 등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단지는 모든 정비계획의 준비가 되어 있으나 서울시가 여의도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지 않아 사업진행이 정지돼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살았던 서울 동북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원상계 택지개발지구도 재건축시기가 도래해 있습니다. 재건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시급히 수립해 재건축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렇게 재건축 규제만 풀어도 공급되는 아파트의 17%이상 법적으로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꿩 먹고 알 먹고입니다. 양질의 주택 공급도 원활해지고, 주거복지 대상인 서민들의 임대주택 공급도 훨씬 많아집니다. 


용산구 용산공원의 캠프 킴 부지도 그렇습니다. 국토부에서는 당장의 주택공급을 위해 종전 계획을 변경해 공공임대주택 3천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향후 용산공원 계획과 함께 추진돼야 하며, 설익은 공공임대주택 계획은 보류해야 합니다. 구체적 대안은 용산공원 계획 대안 제시 때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
혹시 대통령께서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수석이 <부동산은 끝났다> 책에서 밝힌 대로 ‘집을 가진 자는 보수, 집을 못가진자는 진보’라는 이분법으로 부동산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신지요? 이날 임대아파트에서 “누구나 집을 소유하지 않고도 충분한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혹시 국민이 앞으로는 되도록 집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겠지요? 한 채라도 내집을 가지면 재산세 폭탄, 양도세 폭탄, 취득세 폭탄을 내리고, 급기야 주거유랑자로 만들어서, 그래야 민주당 정권을 10년, 20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만에 하나 그렇다면, 그것은 부동산정책이 아니라 부동산정치입니다. 그것도 국민을 볼모로한 정략적으로 나쁜 정치, 국민을 위하는 정부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정책입니다. 


저는 최근 서울의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해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향후 5년간 65만호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박영선, 이인영 장관의 지역구였던 구로 등 서남권에만 20만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안했습니다. 청년들에게도 분양가의 20%만 내면 양질의 내집 주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정책 구상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권은 모두 서울시장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눈치를 보는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 절차를 미루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서울시장 권한대행에게 정부 눈치 그만보고 소신껏 주택 공급 방안을 내놓으라고 해주십시오. 현재 LH와 SH에서 주도하는 공공재개발은 용적률을 360%까지 완화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하지 않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비오면 물이 새고,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이 즐비한 서울역 서부역 뒤쪽 서계동이나, 창신·숭인지구 등 도시재생에 볼모로 잡혀있는 곳에도 재개발의 물꼬가 트이도록 해주십시오. 말씀 한마디면 충분할 것입니다.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재개발, 재건축 촉진 방안도 하루빨리 내놓도록 독려해 주십시오. 재건축재개발 허가절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일선 현장의 애타는 마음을 담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左현미·右창흠' 함께..文 "공공임대 240만호 시대 열겠다"

문재인정부가 집값 불안, 전세난에 맞서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25년까지 중형임대주택 6만3000호를 포함해 공공임대주택 240만호를 건설해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겠다

news.v.daum.net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의 구청장들 중 유일하게 야당 소속입다. 여당에도 소신발언이 가능한 인물이 있을법한데 왜 아무말도 안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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