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운동마비(족하수,풋드랍) 극복 1년 6개월

21년 3월 디스크 수술 후 몸이 좋아질때마다 글을 올리고 있는 스댕입니다. 18개월차에 글을 쓴다고 해놓고 한달이 밀려버렸네요. 디스크의 끝판왕인 마비 단계까지 오신 분들께 희망을 가지시라고 더 회복된 내용의 글을 올립니다. 과거의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디스크 환자분들이 아마 현재도 수십만일겁니다. 그만큼 흔한 병이니까요.

 

저보다 더한 분들도 계시고 덜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되니 제 사례를 보고 열심히 버티시고 재활하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디스크에 관해 제가 쓴 글이 2개정도 있습니다. 그 글들도 중요하니 글아래 링크를 걸어놓겠습니다. 꼭 보시구요.

 

2022.03.04 - [건강] - 허리디스크 수술 후 1년 재활운동과 풋드랍(족하수) 극복기

 

허리디스크 수술 후 1년 재활운동과 풋드랍(족하수) 극복기

시간이 참 빠르다. 추간판 제거 수술을 한지 벌써 1년이 지나다니. 수술 후 1년동안 내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재활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1. 디스크의 발병 30대 초중반 여의도에 살때 새벽 출근

minife.tistory.com

 

저는 요추5번-천추1번 사이 디스크가 흘러내려 신경을 심하게 압박해 왼쪽 다리에 전체적으로 마비가 왔었습니다. 수술 전 상황은 다시 상상하기도 싫지만 한달정도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몸을 일으키는 순간 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극심한 통증(다리 방사통)이 밀려와 밥도 누워서 먹는 지경이었으니까요. 밥을 먹고 누워만 있는데도 살이 쭉쭉 빠지더군요. 고통이 너무 심하면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아도 살이 빠지나봅니다. 누워서도 너무 아파서 주무르다 탈진해서 자고 주무르다 탈진해서 자고 그랬었습니다. 그러다 마비가 왔고 수술실로 직행했었습니다.

 

이제는 운전도 오래 하고 출장도 잘 다닙니다(허리쿠션은 필수..)

 

수술 후에도 발목 힘이 많이 빠져 덜렁거리는 바람에 신발에도 발을 못 밀어넣는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까치발 안됐고 발 뒤꿈치 걷기를 해도 발목이 내려오는 딱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런 상태.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교수님께 수술을 받았었습니다. 이미 눌린 신경이라 수술을 한다고 발목과 다리의 힘이 팍 돌아오는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이 신경이 약간 철사같은 거라 변형이 일어나면 잘 안 돌아오나 봅니다. 당시 신교수님께서는 한 2년 지나면 돌아올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고, 젊은 의사분들은  안돌아올수도 있다며 신경 회복을 장담하진 못한다고 했었습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역시나 경험많은 명의께서 하신 말씀대로 되어가니 참 신기하기도 하구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현재 상태를 말씀드립니다. 1년 6개월차에 갑자기 신경이 급격히 살아났습니다. 여느때처럼 모 기업에 가서 하루 8시간 강의를 서서 이틀 연속하고 있었는데 마비된 발가락들이 무진장 아프더라구요.

 

'무리하는 바람에 뭐가 또 잘못됐구나 큰일이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지방으로 날아가 강의를 하루 더 했습니다. 다음날도 아프더군요. 마비된 신경들이 그냥 쭈욱 다 아파왔습니다. 그러고 집으로 돌아와 자고 일어났는데, 다리 느낌이 뭔가 달라 까치발을 해봤더니 됩니다. 까치발로 걸어지더라구요. 강의 도중 느낀 신경의 통증이 무리해서 그런게 아니라 신경이 돌아오면서 느껴진 통증이었나봅니다.

 

까치발이 되길래 바로 집앞 산책로로 나가 걸어봤는데, 엉덩이 허벅지 근육들 신경들도 돌아왔는지 걷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1년 반전 수술 직후 재활을 할 때엔 3km/h로 걷는 것도 안됐었고 1년차때에는 5km로 걷기도 힘들었는데 이번에 걸으며 재보니 6km/h가 나옵니다. 사실 더 빠르게도 걸을 수 있죠. 이정도면 족하수(풋드랍, foot drop)이 생기기 전과 거의 비슷합니다. 

 

힘을 줘도 벌어지지 않던 발가락들도 제법 벌어집니다. 아직 100% 힘이 돌아온건 아니지만, 수술 직후에도 덜렁거리던 발목 상태가 10%라면 현재는 75%정도까지 힘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위에 올린 1년차 링크에서 약간 버텨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을 때가 한 30% 정도였다고 볼수 있겠네요.

 

카페에도 놀러다니고 쇼핑몰도 하루종일 걸어다닙니다. 아직도 좀 허리가 불편하긴 하지만~

 

6개월동안 점진적으로 좋아진 것이 아니고 갑자기 한꺼번에 팍 좋아졌습니다. 당연히 그 6개월동안 운동도 하고 일도 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였기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2년차인 내년 3월에는 더 돌아와있겠죠. 근 2년동안 제대로 못놀아준 딸내미를 데리고 야외활동을 많이 하고자 합니다. 오늘도 실컷 같이 뛰어놀았습니다. 

 

아는 분이 한분 계신데 그분도 저처럼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수술까지는 안하셨는데 상태가 매우 안좋다가 잘 치료하셔서 지금은 멀쩡하게 잘 다닙니다. 디스크가 현재는 너무 고통스러워도 불치는 아니란 말입니다. 대신 충분히 쉬고 제대로된 방법으로 운동하며, 무리를 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낫는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병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일 16200걸음 걷고 장염이 터져서 운동을 못했습니다. 응급실 다녀옴..

 

티도 안나는 말못한 통증인 디스크로 고생하시는 환우여러분께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환우카페나 커뮤니티들에 가보면 힘든 내용들이 참 많고, '다 나았다', '회복됐다', '마비가 돌아왔다' 등의 내용이 많이 없습니다. 다 나으신 분들은 아마 바쁘게 생업을 하시느라 차마 글을 적을 시간이 없으셔서 그럴겁니다. 혹시나 좌절에 빠져 계시는 분들이 계실까 적습니다. 나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재활하시길 바랍니다.

 

6개월 후 수술 2년차에 다시 글을 적으러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