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전망
- 투자
- 2019. 6. 15.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주력인 반도체 산업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게 되는 묘한 상황에 놓여있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을 모두 살펴보자. 여기에도 미중 무역전쟁-패권전쟁은 빼놓을 수가 없다. 반도체 시장 전망을 분석하는 두 개의 큰 축은 수요-공급 균형과 미중 패권전쟁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긍정적 전망
① 과장된 중국의 반도체 굴기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10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는 리포트가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6월 1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반도체 생산 계획에 관한 과장광고를 믿을 수 있나'라는 제목을 붙였다. "중국이 생산 물량과 기술 측면에서 톱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중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 확보에 대해 회의적으로 분석한 것.
중국이 자국 내 반도체 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10년 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이저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당장 4년 후의 중국산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 예측도 글로벌 8.4%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을 하였다.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올해 안에 D램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기존 메이저 업체들에겐 전혀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내놨는데, 기존 메이저 업체들과의 인력 및 투자규모에 대한 단순비교만으로도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을 꼬집었다.
수천 명 수준의 인력밖에 확보하지 못한 CXMT는 4만명을 가볍게 넘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인력과 크게 비교되며, 각각 3만 명 이상의 미국의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에도 훨씬 못 미친다. 또한 연간 설비투자 규모도 15억 달러에 불과해 반도체 빅3 통합의 통합 투자액 462억 달러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는 것.
또한 25나노급 D램을 연내에 생산하려던 중국의 푸젠진화는 미국의 제재로 인하여 존폐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젠진화의 낸드플래시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
2018년 중국의 반도체 매출 1천550억달러 중 240억 달러만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고, 그중 175억 달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것 또한 분석되었다. 결국 중국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는 65억에 불과해 상당 기간 글로벌 선두 그룹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며, 투자 대비 확보한 경쟁력 또한 수준 이하라는 것.
각국의 반도체 관련 핵심 인력은 국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이 생각보다 더디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돈에 눈이 멀면 어떻게든 넘어 가겠지만..)
특히 반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메모리 부문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면서 "중국 업체들이 비메모리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②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반사이익
미·중 무역전쟁으로 19년 4분기까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또한 등장.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방파제 역할도 기대. 어려운 불황의 시기가 지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유지에 더 보탬이 될 것이라는 분석.
중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곳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세계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인데, 미국이 반도체 장비들을 중국에서 빼면서(거래를 중단시키면서) 문제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큰 차질이 생겼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과 중화권인 TSMC에 몰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물량이 일부 넘어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퀄컴과 엔비디아, IBM 등으로부터 잇따라 대형 수주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③ 시장 내림세로 인한 후발 주자들의 사업 포기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인건비보다 공정 효율성이 가격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중국의 장점을 활용하기가 어렵다"며 "시장 내림세에서는 후발주자부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소위 '보릿고개'를 버틸 수 없는 일부 후발주자들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 2020년 이후로 예상되는 시장 반등의 수혜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누릴 수 있다.
④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대중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IC인사이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D램 등 메모리 시장은 2020년까지 내림세를 이어가다가 2021년 1619억200만 달러로 다시 반등세를 탈 전망이라고.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본격적인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메모리 시장은 오는 2023년에는 2213억 9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⑤ 중국 지방정부들의 헛발질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와이즈의 구원쥔 수석분석가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업계에 도움이 되기는 했으나 "시장이 과열됐고 변덕스러우며 부정적 영향도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중국 지방 정부들이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위에도 적었지만 반도체 산업이나 디스플레이 산업이 돈을 쏟아붓는다고 정비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이 해왔던 기술성장 로드맵을 반도체 산업에서는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부정적 전망
① 길어지는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
D램 반도체 범용제품 가격이 4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던 시황 전망이 안갯속에 빠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폭은 이전보단 줄어들었지만 하락 추세가 길어지면서 업황 개선 시기에 대한 업계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시장의 흐름이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제품 가격이 지난달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세계 반도체 시황 개선에 대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6개월 연속으로 떨어지며 약세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하반기 이후 시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량에는 별 변화가 없지만 주요 수요처인 글로벌 ICT 기업들의 구매는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 그동안 초호황으로 인해 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능력을 키웠지만 글로벌 IC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늦추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둔화가 시작됐다.
아울러 최근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이로 인한 화웨이 사태 등 IT업계의 불확실성이 점차 가중되면서 세계 시장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도 반도체 업황 개선의 악재로 거론. 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서 시황을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수요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에 변함은 없다"고 밝혔다.
② 예측 불가능의 불확실성
반도체 업체 A사의 해외 영업 담당 임원은 최근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고민에 빠졌다. "시장 상황이 급변한 만큼 전망에 별 의미가 없다"는 상부의 지시로 시장 전망치 자료를 삭제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보고에서 시장 전망을 빼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미국, 중국 정치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마땅히 없다"고 호소했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글로벌 경영 환경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하반기 시장 전망 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전면 재수정 뿐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1∼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서는 '상저하고'를 예상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퍼펙트 스톰'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③ 장기화되는 미중 패권전쟁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이 전면전을 불사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이 대놓고 전세계 IT 업체들에게 탈(脫) 화웨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어느 하나도 선택할 수 없는 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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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라는 메시지가 나올 경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하반기 영업에는 빨간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미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반독점국은 지난해 초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3사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즉각적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④ 높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
중국이라는 국가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화웨이로 시작된 미ㆍ중 갈등은 산업계 전체에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중국 매출도 3조 1580억 원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수출길이 영향을 받는 것만으로 국가 수출의 8%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ㆍ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반도체는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 정부 모두 미ㆍ중 무역분쟁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며 "결국 현재의 갈등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리
여러 기관들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망을 모으다보니 결론이 이렇게 난다. 단기적으로는 혼조세에 예측할 수 조차 없지만 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확실히 긍정적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 등의 투자를 하려면 지금이 오히려 적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미-중 패권전쟁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이대로 늦춰진다면 10년 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폭발적 반도체 수요로 인해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흑자를 낼 수도 있다.
특히 삼성은 AMD와의 협업 또한 예고되어 있으니 꽤 좋은 투자처가 될 수도 있다고. 다만 미-중 협상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보복, 기타 국가의 무역전쟁 참가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론 분명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삼성이나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과 경영 전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기 때문에 미중 패권전쟁발 위기도 잘 극복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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