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스파이더맨 플래티넘 달성과 그 소회(所懷)
- 취미/영화와 게임
- 2019. 1. 27.
정말 오랫만에 게임을 완벽하게 클리어했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처음으로 생각된다. 아니다. 아닐수도 있겠다. 생에 첫 완벽 클리어인가보다. 20년전에는 게임공략을 다루는 책들을 보고 게임을 즐기곤 했는데, 아무리 공략을 보고 제대로 플레이했다고 해도 누군가가 인증을 해준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기준에서나 완벽했던 것이었겠다. 어쨌든, 이번 스파이더맨 클리어는 PSN(Playstation Network)의 트로피 시스템에서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한 것이니 완벽 클리어가 맞을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취미를 물어보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제 취미는 게임입니다'라고 하는데 20년만의 제대로된 클리어라니. 어디가서 취미라고 하면 안되겠다. 고3이 시작된 이후로 약 20년간 이래저래 바쁘게 산다고 시간이 없기도 했고 다른 취미와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게임들에 의해 비디오게임이 우선순위에서 밀렸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를 다시 비디오게임으로 불러들인 것이 이 게임, PS4의 스파이더맨(Spider-man)이다. 이 게임 이후로 PS4의 여러 한정 하드웨어와 여러 소프트를 사느라 상당한 지출이 있었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었을까.
[ Spider Man - PlayStation4, 첫 Platinum 달성 후 감동해서 찍은 스크린샷 ]
2018년 가을 어느 날 뭐에 홀린 듯이 이 게임을 오프라인 게임샵에서 집어왔다. 정확히 말하면 정신을 차리고보니 손에 이 소프트가 들려 있었다. 철저하게 계획 소비를 하는 내가 아주 제대로 충동구매를 한 것이다. 판교의 회사 옆건물 지하에 작은 게임샵이 있는데, 어렵게 생긴 오프라인 매장인걸 알았기에 뭐라도 팔아주려 종종 놀러가곤 했다.
어느날 매장 선반에 PS4로 독점출시된 스파이더맨 소프트의 패키지가 높게 쌓여 있었고고 매장 TV에도 스파이더맨이 플레이되고 있었다. 플레이 되고 있는 장면들이 굉장히 흥미로워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잠깐 조작을 해보았다.
"와.. 이럴수가.. 와.."
잠깐 게임을 조작해보고 내뱉었던 말이다. 패드를 쥐고 스파이더맨을 처음 움직였을 때 그 찰나의 순간 뭔가 전율같은 것이 왔던 것 같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한참 뒤로 밀려있던 취미였던 비디오게임, 60살 넘어 은퇴 후에나 다시 뛰어들 것 같았던 비디오게임이라는 취미를 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소프트가 20년 이상 앞으로 당겨주었다.
앞서 말했듯이 난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충동구매를 했다가도 정신을 차린 후 환불을 하기 일쑤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잠깐의 조작에서 느낀 즐거움을 다섯살 우리딸과 와이프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평소에 즐겨보며 익숙히 알고있던 착하고 정의로움에 불타는, 감정이입이 잘 되는 이 젊은 히어로를 이런 즐거운 마음으로 조작할 수 있다니. 어떻게든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 게임과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마블의 로고영상은 항상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프트를 가동 후 마블 특유의 로고와 음악이 나왔을 때, 본 게임 시작 후 피스크(스파이더맨의 악당)와의 이벤트를 끝낼 때까지 가족들과 끊임없이 감탄했던 것 같다. 30년전 슈퍼마리오를 처음 플레이했을 때의 감탄과 맞먹는 감동이었다. 우리가족 셋 중에 아마 나만 감탄했을지도 모르지만. 첫플레이 이후로 서로 본인이 플레이하겠다며 다섯살난 딸과 서른일곱살 먹은 내가 패드 쟁탈전을 치루곤 했다.
퇴근 후 하루 한두시간씩 딸내미와 함께 플레이하여 2달만에 클리어하였다. 전기맨, 전갈맨, 코뿔소맨, 마틴리, 날파리, 옥토박사 등 빌런들에게 딸아이와 새 이름도 붙여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귀여운 우리딸이 마틴리에는 애정이 없었는지 그냥 마틴리라고 부르더라. 여기저기 리뷰에서도 이미 비슷한 말을 하였겠지만, 정말 잘 만든 재미있는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정말 즐거웠기 때문에, 그리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소프트 구매에 지불한 7만원 정도의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PS4로 발매된 스파이더맨은 가족과 함께한 첫 게임, 딸내미와 함께 클리어한 첫 게임, 20년만에 완벽한 달성률로 클리어한 게임. 이 세가지 딱지가 붙은 내 인생 게임 중 하나가 되었다. 말도 안되는 일로 잃어버리지 않는 이상 평생 소장하지 않을까.
이정도의 히어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시대가 오다니. 역시 오래살고 볼 일이다. 앞으로도 이를 뛰어넘을 수많은 게임들이 나오겠지. 그런 것들을 끝까지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야겠다. 만약 PS4를 샀는데 어떤 게임을 해야할지 고민되는 아빠들이 있다면 강력 추천해주고 싶다. 스파이더맨을 사라고.
2019/03/14 - [Culture] - PS4 에이스컴뱃7 한정판 구입과 플레이 소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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