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우주가 나서서 내가 차를 새로 뽑는걸 막고 있다
- 투자
- 2021. 7. 25.
스댕데일리붇 #120
차 사고 싶다. 나는 항상 차를 사고 싶다. 그런데 차를 살 때가 되면 신기하게 기존에 투자하던 회사에서 신주인수권 권리행사하라는 연락이 오고, 또다시 돈이 모여서 이제 진짜 차를 바꾸려고 하면 내가 딱 생각했던 그곳에 하필 빌딩이 들어온다. 몰랐으면 상관없는데 타이밍 맞춰서 지인들에게 이거 사도 되냐고 문의가 오는 바람에 알게 되고, 분양사들은 뽐뿌를 하고, 구글 광고 배너에 뜨고.. 아주 다양한 루트로 투자 건을 알게 된다.
이쯤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내가 차를 새로 뽑는 걸 막는 게 아닌가 싶다. 조상신과 구글신이 내가 감가상각 맞는 걸 싫어하시는 건가? 사주를 봐주시는 분들이 그러던데, 다가오는 운명의 흐름을 너무 거부하면 탈이 나니 흐르는 대로 살라고 하더라. 근래의 나는 어떻게 살아온 건지, 주변의 흐름은 끝도 없는 투자다. 오히려 차를 새로 뽑는 게 운명을 거부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또 주차장에 항상 대기중인 내 오래된 차를 볼 때마다 행복하고 짠하기도 하다. 5~6년 전 내 인생 첫차로 구입해서 우리 회사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린 소중한 차이기도 하고, 저놈을 타고 여기저기 행복하게 임장을 다니면서 꿈을 많이도 키웠더랬다. 잘만 굴러가는 내 친구를 바꿀 생각한 내가 나쁜 새끼 같다. 못 바꾸겠다. 요즘 몇 군데가 아픈지 경고등이 좀 켜졌는데 부동산으로 번 돈으로 어서 다 고쳐주고 또 같이 계약이나 하러 댕길까 보다.
P.S
예전엔 차를 '현금 박치기'로 사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같이 어중간한 사람이 1억 가까이 되는 차를 현금으로 사는 건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1억이면 괜찮은 부동산의 권리를 가져올 수 있다. 차는 좋은 금융조건을 찾아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구매하고, 매달 나가는 비용을 사업 경비로 처리하는 게 가장 괜찮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22년에 상가와 오피스가 추가로 몇 개가 더 돌아가는데, 여기서 나오는 월세를 감안해서 적절한 새 차를 하나 뽑고 비용을 어떻게 잘 처리해볼까 알아봐야겠다.
* 맨날 차 살까 고민만 하는 방장이 상주하는 톡방 비번: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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