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뉴-노말의 시대와 나의 딜레마

하루에 두세 통씩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는다. 대부분 비주거용 부동산이거나 소규모 오피스텔 전화다. 번아웃 동안 잠시 전화를 받지 않다가 다시 모든 전화를 받기 시작했는데 참 놀랍다. 2-3달 사이에 평당 분양가들이 대폭 오른 느낌이다. 내 투자 포트폴리오 기준 아무리 봐도 평당 900을 넘으면 안 되는 입지의 자리인데 1100만 원에 분양한단다. 심지어 입지가 똑같은 곳의 직전 유사상품의 분양가가 평당 600대였는데 두배 가까이 뛴 분양가에 분양을 하는데도 청약열기가 엄청났다고 하고.

 

이게 뉴-노말인가보다. 땅값을 포함해 모든 게 다 올라서 그냥 비싸게 분양하는 것 같은데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그걸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해당 건물들과 근처 건물들의 임대료 바닥가가 올라간다. 임대수익률이 높지는 못해도 매도할 때까지 버티는 동안 손해는 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0%로 세팅해도 근처 건물 임대료보다 비쌀거다. 결국 미리 산 사람들(대략 작년 말까지)이 수익도 차익도 많이 가져갈 것 같다. 요즘 오른 분양가에 투자하는 분들은 야수의 심장을 가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딜레마에 빠졌다. 작년 이맘때 투자했던 것들이 평당 450~850 수준이었다. 불과 1년 전 투자했던 것들의 가격을 생각하니 뉴 노말 시대의 분양에는 손도 대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올해 2월 이후로는 단 한 개도 건지지 못했다. 그 사이 수많은 부자들이 좋은걸 다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아마 내가 물건들을 잡을 때도 그 전 세대의 투자자들은 날 보고 비싼 가격에 사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세대 교체가 일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지금의 가격을 언제쯤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투자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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