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와 일본의 갈라파고스化

일본의 對韓 수출규제로 한일양국간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린다. 우리나라 정유회사들의 석유 정제능력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빅5에 입성한 것. 내수시장에 만족한 일본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설비에 집중 투자해 이뤄낸 우리나라 정유회사들 덕분이다. 전자(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조선에 이어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이 일본을 앞지른 것이라 의미가 크다.

 

정유사들 잘했어

 

오늘은 일본의 갈라파고스화에 대해 써볼까. 사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지정학적으로는 섬인건 매한가지이지만 일본은 문화적 특성과 국민들의 성향, 충분한 내수 시장 덕분인지 빠르게 갈라파고스화 중이다. 아래를 읽어보자. 

 


 

갈라파고스화(Galapagos Syndrome)란 자신들만의 독자적 표준을(기술-서비스-제품 등) 고집하다가 글로벌 마켓에서 고립되는 것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로, 국제적 기준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발전한 나머지 기술 수준이 뛰어나도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본의 가전 제품들을 생각하면 갈라파고스화를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 일본에서 사용되던 메모리스틱, MD, RD 등 표준을 무시한 저장매체들의 사장과 일본 내에서만 소비되는 소니TV, 스마트폰 등을 생각해보면 되겠다.

 

갈라파고스에서 국제표준과는 맞지 않게(!?) 독자적으로 진화한 이구아나 형님

 

아이러니하게도 갈라파고스화란 말이 처음 사용된곳 또한 일본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IT산업이 몰락하게 된 계기가 바로 국제 표준을 무시하고 일본 내수에만 집중한 결과인데, 일본의 교수 다쓰노 다케시가 일본 IT산업의 몰락 원인을 갈라파고스 제도의 진화 상황에 빗대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현재는 산업,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요상하게 진화하다가 주류에서 멀어지는 현상에 모두 통용되고 있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마트폰, 영화, 헤어스타일, 저장매체(기술표준), 게임(FF15..헤어스타일..)

 

일본의 영화, 음악, 게임, 드라마 역시 갈라파고스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3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고립된 섬 특유의 문화들이 자주 포착된다. 특히 영화와 패션에서 갈라파고스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특히 근 20년째 바뀌지 않고 있는 일본 남자들의 헤어스타일인 샤기컷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 나역시 수년간 기다려 플레이했던 대작게임(?) 파이널 판타지15(Final Fantasy15)의 남캐들의 헤어스타일 때문에 도무지 게임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중간에 때려친 경험이 있다. 

 

비디오 게임은 그나마 좀 예외적인데, PS4와 닌텐도스위치의 하드웨어의 큰 성공과 소프트웨어 일부의 흥행 성공으로 갈라파고스화에서 아주 약간 벗어났다(속도만 늦춰진 것이니 오해하지 말자). 하지만 두 개의 플랫폼과 극히 일부의 소프트가 성공했을 뿐이다. 일본 게임 제작자들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서 많이 멀어지는 양상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일본 문화가 선망의 대상이 아니게 된 이상 게이머들도 일본산 게임을 많이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큰 흥행을 거둔 소프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제작된 게임들고, 앞으로 기대되는 게임들도 일본 외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게임들이다. (사이버펑크2077 등)

 

 

LG 파이팅

 

일본이 갈라파고스화 될것이라고 말하는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동북아 모든 국가들과 웬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같은 지정학적 고립(영토분쟁-무역분쟁), 내수에 집중하는 일본 기업들, 그들의 장인정신 등이 갈라파고스화를 부르는 일차적 이유이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일본 특유의 뭔가 정체된 문화특성과 언론 통제가 심한 것 또한 갈라파고스화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이번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갈등으로 인해 최인접 국가인 우리나라와 무역-관광 교류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니 일본의 갈라파고스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특히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포기/자제 분위기는 경제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2019년 한국 관광객들의 일본 내 소비액 6조원 이상. 1위 중국 2위 대한민국 - 일본의 지방 관광산업은 타격이 클 듯) 문화적 고립을 가중시킬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지르고 갈라파고스화된 일본에 문화를 전파하는 백제-왜나라의 관계가 왔으면 좋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너무 나갔나..-ㅅ-;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지만 안되는걸 우째.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내 생각엔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정치인들이 이 소재는 계속 이용할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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