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vs 부동산

부동산의 기록적인 상승으로 몇년 사이 세상이 많이 변했는데, 가장 체감이 많이 되는건 직장인들의 가치관 변화이다. 특히 대기업의 연말연초에는 항상 승진을 하느냐 못하느냐와 인사고과, 연초보너스 등이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데 이제 그런 부분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트렌드에 뒤쳐지는 후진 사람 취급을 받는다.

 

심지어 회사는 단지 '대출심사용'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그런데 최근 몇년을 놓고 보면 그 말이 사실이긴 해서 더 씁쓸하다. 빨리 진급해서 빨리 잘리느니 가늘고 길게 가야 대출플랜이 어그러지지 않으니까 말이다. 회사 승진보다 상급지 승진이 더 중요하고, 업무에 시간을 뺏길 바엔 승진을 포기하고 세이브 된 시간에 재테크 공부를 하는게 이득이라는 말이 나오는게 참 웃픈일이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위의 말들이 틀린건 아니지만 부동산도 끝없이 상승하진 않는다. 집값 상승이 연봉을 이기는 트렌드로 바뀐건 이제 딱 3-4년째이다. 부동산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등락을 반복한다. 부동산은 다만 그 싸이클이 주식 보다길다 뿐이다. 정부 정책이 불붙는 집값에 기름을 퍼붓긴 했지만 빨리 붙은 불은 빨리 꺼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당장 정권이 규제일변도의 정책에서 공급확대로 선회를 한다면 시장 분위기는 단번에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집값좀 올랐다고 직장을 너무 등한시하면 안된다. 돌고 도는게 세상이기에 언젠가는 다시 월급에 목숨걸날이 반드시 온다. 직장에서 집값좀 올랐다고 거만하게 굴다가 크게 후회할 날이 올 수 있다. 무주택 상무보다 다주택 대리가 낫다는 말도 돌던데, 그런걸로 뻐기다 인사과의 어떤 리스트에 올라가면 가장 근로소득이 필요한 시기에 잘리는 매운맛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직장 무시하지 말고 잘 다니자.

 

투자로 벌었어도 고개숙이고 있자.

원래 있는놈이 티내지 않는게 제일 무서운거다.

 

스댕데일리붇#11 직장 vs 부동산

넌 해고야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