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낳고 키워봐야 알게 된다.
그 이전엔 절대 모른다.
'이게 안정이구나. 이전의 나는 그렇게나 불안하고 초조했었구나'
라는걸.
3040에겐 자녀가 인생의 엔드컨텐츠다.
학업이나 취업 같은 건 모두 엔드컨텐츠를 위한 치열한 준비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엔드콘텐츠의 마지막 퍼즐이 집이다.
주거 여건이 만족되지 못하면 또 다른 불안이 찾아오니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정말 많은
모순덩어리인 이 세상에서,
다른 중요한 것들을 뒤로하고
자녀양육과 내집마련에 그렇게 목을 매는 이유도
이것들이 우리 인생의 엔드컨텐츠..
즉,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양육과 주거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 기업, 가정 모두 곤란한 상황이 온다.
나 혼자 살 땐
주거와 소비에 대한 니즈가 전혀 없었다.
기숙사에 처박혀서
게임이나 하고 살았으니까.
내 집이 아니니 꾸밀 필요도 없어
소비도 하지 않았다.
내 한 몸 뉘일 수 있는 공간이면
그냥 대충 아무데서나 살면 되니 집을 사야겠다는 욕망도 없어지더라.
그런데 결혼을 하려고 보니
출산 및 최소한의 안정을 위한 2년의 시간이 보장되는
전셋집 정도는 하나 있어야겠더라.
그때부터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좀 더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보니,
우리 가족 맘대로 꾸미고 살
진짜 내 집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집을 샀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친구들을 사귀니
세상에 참 별 인간들이 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선설을 믿었는데,
성악설로 바뀐 시즌이 그때다.
우리 가족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해서 더 좋은 집을 샀다.
대출이 생겼지만 즐거웠다.
나 때문에 가족들이 행복해하니
일할 맛이 났다.
갓 지어진 따끈한 새 집에 들어오며
추가로 수천만 원을 더 썼다.
잡지에 나오는 집처럼 인테리어를 하고 싶었다.
경제의 순환에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아이가 크니
온전한 자기의 방을 원한다.
더 큰 집이 필요하다.
나이를 더 먹고,
회사와 사업도 안정되고,
와이프나 나나 집에 있을 시간이 더 많아지니,
서재, 공방, 업무공간 같은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다.
당장 집을 늘리긴 어려우니
그래서 별장이나 창고, 사무실을 마련한다.
집 근처 빌딩에
작은 오피스를 사서
거기서 일도 하고 취미도 즐긴다.
취미가 특기가 되고
특기가 되니 사업으로 변한다.
그리고 채용을 하여
피 한 방울 안 섞인 타인을 먹여 살리게 된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그렇다.
좁은 집에서 넓은 집으로,
집에서 상가로 사무실로 땅으로,
세입자에서 집주인/건물주로,
먼 직장에서 가까운 직장으로,
피고용인에서 사업주로.
이렇게 두 사이클이 돌았다.
부모님의 자녀로서 한 번의 경험을 했고,
청년에서 가장이 되며 또 한 번의 경험 중이다.
'생애주기에 따른 주거지의 이동과 확장'
이게
우리 사회,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큰 축이 아닐까.
욕망이나 욕구가 없으면
소비를 하지 않는다.
소비를 하지 않으면 기업이 망하고 개인이 망하고 나라가 망한다.
반대로 이런 생애 주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욕구를
제도를 통해 막아버리면
심각한 왜곡과 부작용이 발생한다.
합법적인 주거의 이동과
헌법에 보장된 거주이전의 자유를
우회적으로 막아버리니,
집 하나에 목숨 거는 세상이 되지 않는가.
공간에 대한 소비,
공간 때문에 일어나는 경제의 순환이 자꾸 막히니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난다.
아이와 주거는
인생의 엔드컨텐츠이자
모든 경제활동의 스타팅 포인트다.
내가 천둥벌거숭이의 동물 같은 삶에서
그나마 사람처럼 살게 된 이유 역시 위의 두 콘텐츠가 비로소 갖춰졌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집을 사자.
스댕데일리붇#104번글 후기
#1
그 똥팔육 형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이렇게 국민들의 자유를 억압할까. 그리고 지금의 2030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형동생아우들아. 진짜 그러다 천벌 받는다 새기들아.. 좀 먹고살만해졌다고 배때지 처 불러서는 애들 상황은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시발 애들이 뭔 죄냐.. 저 새끼들은 99%의 확률로 10년 후엔 우리 자녀들 욕할 놈들임.
#2
혼자 사는 동안 통장에 돈이 많이 쌓였으나 이게 경제에는 도움을 1도 못줬을 거다. 아마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놓았다면 지금쯤 통장에 10억 정도 쌓였을 텐데, 늙어죽을 때 한 50억이 쌓였다치고 이걸 사회에 환원하고 가면 경제에 큰 도움이 될까? 돈이 가치가 있을때 돌아야 되는거 아닐까. 죽을때 되면 값어치가 반의반의반도 안될 듯.
#3
애가 아파봐야 소아과 소중한 줄 알고, 애키우다 내가 아파봐야 대학병원 소중한줄 안다. 다 겪어봐야 몸에 각인되는 거다.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자가로, 좁은 집에서 넓은 집으로, 1주택에서 다주택으로 가보고 상가도 사보고 사무실도 구해봐야 부동산 경제 돌아가는 걸 알게 되고, 경제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기여좀 하다가 가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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