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시 흑돼지 맛집 흑섬(feat.낙조-노을)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왔다. 오늘은 간만에 맛집 포스팅이다. 제주시에 현지인들도 자주가는 흑돼지 맛집을 발견했다.

 

우리는 남자 둘이 간 출장이었기 때문에 그냥 제주시 아무 숙소나 잡았는데 잡은 숙소는 '블랙샌즈 호텔'.. 호텔은 침구는 깨끗했지만 나머지는 뭐 그냥 그랬다. 제주도에서 자본 곳 중 가장 저렴한 곳.. 호텔 소개는 왜하냐면 맛집 근처라서.

 

새벽부터 기흥-서현-김포공항-제주공항-표선의 강행군에 피곤하여 숙소에 들어갔지만 맛집 검색할 힘도 없더라. 멀리 가기도 싫고. 그래서 프론트에 직원분께 이 근처 제주시에서 최고 흑돼지 맛집을 알려달라고 해서 간 곳이 지금 포스팅하는 '흑섬'이라는 가게이다.

 

직원분의 말로는 찐 맛집이라고..

그 말만 믿고 숙소에서 나와 터벅터벅 걸었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그냥 여행을 온 것이었으면

룰루랄라 즐겁게 갔겠지만

 

몸은 힘들고

정신도 지치고

날은 덥고..

 

삼중고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직원을 살짝 원망하며 걷긴 했다.

 

흑섬 참숯구이

한 10분정도 걸으니 가게에 도착이 되더라.

멀리서도 손님이 있는 것이 보였다.

 

요즘 지어진 제주도 건물들이 다 그렇지만,

뭔가 현대적으로 이뻤다.

 

그리고 주변에 상점들이 많지 않았다.

제주시의 어느 해변에 혼자 서있는 건물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더 눈에 띈다.

 

이 가게는 친구로부터 받은 제주시 흑돼지 맛집 리스트에도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내심 걱정이 되긴 했으나, 들어가보니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은 사람이 많길래 내심 안심을 했다.

 

이런 곳에 오면 무조건 시그니처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메뉴판 위의 제일 위에 있는 고기인 흑섬 무슨 돼지고기를 주문했다.

 

1인분 가격이 3만 원대로 언뜻 보면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램수가 300g으로 많고 뼈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거의 1.5인분에 가깝다. 게다가 가게에서 감상 가능한 낙조를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소화력이 예전같지 않은 남자 둘이었기 때문에

2인분만 시키고 

한라산 소주를 시켰다. 

 

디스크가 터지며 술을 다시 끊었지만 

아침 점심을 제대로 먹지도 못한 데다,

뭔가 출장일이 잘 끝났다는 안도감도 들고

바깥 풍경을 보니 너무 이뻐서 소주 한두잔은 해줘야 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제와 생각해보니 부차적인 설명 없이도

고기 맛으로만 평가해도 진짜배기 돼지고기 맛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굽기 좋도록

고기는 살짝 초벌이 되서 나왔다. 

 

흑돼지를 썰어놓은 고기의 조각조각이 꽤 두꺼웠지만

초벌 덕분인지 태워먹지 않을 수 있었다.

 

첫 입을 베어 물었을 때 

푹신한 고기의 질감과 함께 육즙이 입안에 퍼질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음..? 행복한데..?"

 

비록 남들은 다 놀러 와 있고

나는 특허컨설팅펌의 대표님과 일하러 왔지만

마냥 맛있고 좋았다.

 

그런 게 제주도가 가진 힘인가 보다.

일하러 간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한두잔만 마시려던 술이

두 병이 넘어가버리고,

 

시간이 지나 본격적인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서

감상에 젖기 시작했다. 

 

노을 따위 파장이 길어지며 나타나는

그냥 적색편이일 뿐이라는 걸 알지만

그런 사실을 알건 모르건 노을빛으로 물드는 구름과 바다는 예쁠 뿐이다.

 

 

약간 취했을 때 이 가게 안의 사람들과

열어놓은 샷시 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한데 어울려

코로나 이전의 그 일상적이었던 모습이 나오더라.

 

우리 앞의 커플들도, 

우리 옆의 가족들도,

친구들끼리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사진을 찍고 다음날 확인해 보니,

스냅사진 수준으로 잘 나왔더라.

 

사진의 주인공들한테 전달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계획된 시간보다 훨씬 더 시간이 지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처음에 시킨 그 2인분에서 

고기는 더 이상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양이 충분했다. 

 

일어나기 전 마지막에

김치찌개를 올린 것 같은데..

생각이 잘 안 난다.

 

흑돼지구이와 한라산 소주, 멜젓 소스로

거의 3시간을 버티고 숙소로 돌아갔는데

그 길도 즐거웠다.

 

뚝섬 여기는 제주도 흑돼지 맛집이 확실하다.

 

맛과 멋

둘 다 있는 집이었다.

 

나중에 가족들 데리고 또 가야지.

 

 

(추가)

가게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먹으니

야외에서 먹는 것과 마찬가지일 거라 본다.

나, 그리고 동석한 대표님은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맞았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걱정도 크게 없어 기분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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