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은 왜 걱정하지 않는가?

매수 심리는 한방에 치솟기도 하지만 꼴랑 거래 한건으로도 완전히 꺾이기도 한다. 지금까진 아파트처럼 생긴 전국의 모든 자산들이 올랐지만 앞으로도 이 트렌드가 계속되리란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부동산에도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에 긴 상승기 마지막쯤에 포착되는 이상신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슬슬 대비를 해야 한다. 폭등기 때와 똑같은 전략과 똑같은 방식으로 정체 하락기의 직전까지 투자하다간 나락으로 가기 쉽다.

 

이상신호가 몇가지 포착된다. 얼마 전 열린 주정심에서 신규 조정지역을 동두천 한 군데밖에 추가하지 않았다. 조정지역을 거는 산출식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신규 조정지역이 적다. 걸릴 것 같았던 몇몇 지역들이 안걸렸다. 게다가 창원 의창지구는 투과 지역에서 해제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김천만 제외됐고 아산, 광양, 양산, 창원, 거제는 그대로다. 통계 조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올라도 조정-투과를 때려 박던 정부의 방침이나 기조가 변하진 않았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다.

 

매수 물건에 대한 공부와 고민이 전혀 없는 묻지마 투자가 늘고 있다. 근처 대장 아파트보다 비싼 거주 불가 유사 상품의 초피 거래를 가지고 당첨자와 부동산을 업으로 하는 업자들이 물고 물리며 다툰다. 업자들도 공부를 안하고 있다. 미친 시장이다. 들고 가려는 사람들보다 초피에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신고가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거래량은 많이 줄었다. 전세 매물이 조금씩 늘고 있다. 주택구입 부담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반면 연봉 상승은 미미하다. 수익형 부동산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어느 정도 오른 아파트들은 이미 전세-매매 갭이 꽤 벌어져 매수를 마음먹기 어려워졌다.

 

공급은 막혔는데 일자리가 증가되는 곳이 아니면 새로 들어가지 말자. 주변에 대규모 택지지구가 들어온다면 더욱 조심하자. 슬슬 현금비중을 조금씩 늘려 다음 상승기를 기다리거나, 현금이 매달 창출되는 부동산을 구입해놓고 앉아서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대출이자를 못버티는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몇개정도 정리하며 수익형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내가 느끼는 흐름은 그렇다. 물론 나 혼자만의 개소리일 가능성이 크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않을까. 상승장이 길어지니 시장의 모든 메세지들을 상승으로만 해석하곤 하는데 그러면 안된다. 상승장이 길면 하락장도 길다. 물리면 많이 아프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