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Z 두번째 글 : 트리즈(TRIZ) 개요

트리즈(TRIZ)에 대한 두번째 글 : TRIZ 개요

 

2019/03/19 - [Innovation] - TRIZ에 대한 첫번째 글 : 평균 이하의 사람들

 

현재로선 트리즈에 인생을 올인했던 것은 옳았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윤택하게 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자유와 책임이 조화된 아주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 업계에 뛰어든 지 4년 만에 이쪽에서 알아주는 회사로 성장하였으며, 의미있는 인당 평균 매출액도 달성하였다. 국내 컨설팅 업계의 평균보다 두배 가량 높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트리즈라는 툴을 믿은 것과 더불어, 개개인의 스탯은 이쪽 업계의 스타들보다 좀 부족할지 몰라도 좋은 팀웍과 초심자의 열정을 가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믿는다. (초심자라고 표현했지만 모두 TRIZ 활용 년차가 11~15년 정도이다.)

 

그 외의 특출난 강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기존 거래처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활용할만한 인맥도 없었다. 홈페이지도 없었고 마케팅을 담당할 전문 인력조차 없었다.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타 업체들에 비해 학력 수준마저 약간 모자른데다 나이까지 어리다보니 고객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수였다. 갖추지 못한 걸 나열하자니 끝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오로지 TRIZ 툴을 믿고 올바르게 사용하였다. 항상 툴을 더 잘 사용하려 노력하였다. 수주 금액이 작은 프로젝트라도 열과 성을 다하여 수행하였다. 트리즈라는 툴을 꼼수를 부려 간단하게 변형하여 쓰지 않았다.* 툴을 최대한 정석대로 사용하여 문제를 분석하고 컨셉을 도출하였다. 몸둥이 하나 믿고 시작하여 괜찮은 회사로 성장하기까지의 스토리를 들어본다면 트리즈라는 툴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사람도 팬이 될 수도 있을거라 확신한다.

 

* 많은 사람들이 트리즈를 40가지 발명원리 그 자체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발명원리는 문제를 풀어내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그리고 발명원리를 써서 컨셉을 도출하는 것 또한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다. 보통 실제 문제를 트리즈 툴을 활용해 풀어본 경험없이 책이나 짧은 강의로 트리즈를 배운 강사들이 전후과정 생략하고 40가지 발명원리 실습만 주구장창 진행한다. 그런 식으로 툴을 써서는 나오지 않는 결과에 실망만 할 뿐이다. 발명원리를 제대로 쓰기 위해선 수많은 사전 분석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추후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일단 트리즈라는 툴이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소개해야겠다. 이미 많은 책들에서 언급한 내용이라 굳이 적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개요도 없이 본론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미 알던 사람들에겐 다소 식상할수도 있겠지만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는 트리즈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검색하는 수고를 덜어주고자 알아야할 필수 요소들만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보겠다.

 

 TRIZ는 러시아어 Теория решения изобретательских задач의 앞글자들를 딴 약자이다. 러시아어를 어떻게 읽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몰라도 된다. 영어로는 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이고 한국말로는 ‘발명 문제 해결 이론’이다. 구 소련(蘇聯,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겐리흐 사울로비치 알트슐러(줄여서 알박사, 더 줄여서 알박)’라는 멋진 이름과 잘생긴 외모를 가진 아저씨께서 창안하였다. 알박사께서는 자신의 일생을 바쳐 수많은 특허들을 조사하였다. 조사한 것만 200만건이 넘는다고 한다. 인터넷도 없던 시기에 말이다. 1부터 200만까지 그냥 숫자를 헤아리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알박사와 그 친구들께서는 특허를 200만건이나 조사하셨다. 인내와 끈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론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연역적으로 내는 방법(A는 B다, B는 C다, 그러므로 A는 C다)과 미친듯이 조사를 하여 수많은 현상들의 공통적인 법칙을 찾아내는 귀납적인 방법이 있다. 앞서 얘기한 내용에 이미 나와있듯이 트리즈는 귀납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한명의 천재에 의해 뚝딱 만들어진 툴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진짜로 녹아있는 툴인 것이다. 

 

여하튼, 200만건의 특허 중 세상에 기술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다 준 훌륭한 특허들만 따로 분류하였더니 4만 건 정도로 추려졌다고 한다. 추려진 특허들에서 유사성과 발명이 일어난 패턴을 발견했는데, 그 통찰들을 엮어 TRIZ라는 40가지 발명원리, 76가지 표준해, 기술진화 법칙 등의 문제해결이론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알박사께서 1998년에 돌아가신 이후에도 후대의 TRIZ 연구자들이 본 이론을 꾸준히 발전시켰다. 

 

TRIZ 툴이 세상에 확산되면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툴을 세련되게 가다듬었고, 타 문제해결 및 분석이론들과의 접목을 통해 툴 자체를 현 시대에 맞게 진화시켰다. 그 결과 전 세계의 문제해결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본 툴을 슬기롭게 활용하여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검색엔진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하여 트리즈 툴을 사용하기 훨씬 좋은 환경이 되었으며, 그에 따라 솔루션을 도출해내는 확률 역시 높아졌다. 실제로 본 툴이 주요 공업국들에 확산된 이후 툴을 받아들인 기업들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동안 풀 수 없던 문제라고 불리우던 상충 문제들을 현업의 일반 엔지니어들에 의해 풀리는 중이다. 우리는 TRIZ라는 툴이 어떤 흐름과 관점을 가지고 문제를 대하는지, 그리고 결국 풀어내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3부에 계속

 

2019년 현재 필자는 국제트리즈협회 한국교육센터의 컨설팅 팀장이자 책임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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