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랑에서의 세일링 요트 체험 : 아남리조트 무료

나트랑에서의 잊지못할 추억. 세일링. 배가 뒤집혔음.

 

나트랑 7박8일 여행 중 4박5일을 보낸 아남리조트(The Anam Resort)에서 나는 세일링(Sailing)에 도전해봤다. 세일링이란 주요 동력원을 모터나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돛을 활용하는 수상 레져이다. 아남리조트에서는 세일링이 무료다! 세일링(Sailing), 카약킹(Kayaking), 피싱(Fishing) 모두 무료이다. 아남리조트에는 프라이빗 비치가 있으니까. 괜찮다는 리조트를 몇 번 가봤지만 세일링이 무료인 곳은 또 처음이다.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아남리조트는 정말 괜찮은 곳이다. 또갈거다. 가서 또 세일링 요트를 타고 싶다.

 

아남리조트에서의 2박 후 무료해질 찰나 해변에서의 액티비티가 눈에 들어왔다. 카약은 괌, 코사무이, 세부 등 여기저기서 타봤기 때문에 사실 기대가 별로 안됐다. 물고기라도 많으면 모르겠는데 3월의 나트랑은 물고기가 거의 없다고 하더라. 어쨌든, 리조트에 문의해보니(0번 눌러서 전화) 오늘은 바람이 좀 잔잔해져서 세일링, 카약, 피싱 모두 할 수 있다고 한다. 

 

※ 주의사항 : 아남리조트 프라이빗 비치의 액티비티는 몇 시에 하겠다고 예약을 해야한다. 다른 투숙객들과 시간이 겹칠 수도 있기 때문이겠지?

 

약속한 시간에 프라이빗 비치로 나가 라이프가드를 찾았다. 몇호라고 알려주고 뭐뭐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오후에 바람이 세지는 바람에 카약과 물고기잡기는 안되고, 세일링만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세일링이 뭔지도 몰랐다. 세일링만 하겠다고 하니 라이프가드 두 분께서 큰 요트를 꺼내온다. 

 

 

이거 우리가족 다 탈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안된단다. 애기는 절대 안되고 라이프가드와 함께 탈 한 명만 모집한단다. 뭔가 위험해 보이므로 내가 지원함.

 

 

셋이 열심히 세일링 요트를 바다로 밀었다.

 

 

그 전에 돛을 연결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패스! 바다에 살짝 나간 후 결박되어 있던 돛을 풀고 더 깊은 바다를 향해 출진한다.

 

 

아빠의 출정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는 우리 애기상어.

 

 

근데 파도가 생각보다 쎄서 배가 좀처럼 바다로 나가지 못한다. 바람이 바다에서 땅쪽으로 불고 있었음. 라이프가드 한 분이 달려오셔서 밀어줌.  

 

 

그렇게 나와 라이프가드1은 요트를 정비하고,

 

 

 

돛을 피고, 고정한 후

 

 

먼 바다로 출격하였다.

 

 

 

 

 

출격 후 사진은 없다. 너무나 멀리 나갔기 때문에 와이프가 안찍어줬다. 세일링 요트를 타고 바다로 출격한 초반 15분은 나트랑의 깨끗한 바다를 만끽하며 정말 즐겁게 탔다. 그런데 라이프가드1의 표정을 보니 심상치 않다. 요트를 뭔가 힘들게 조종하고 있다. 영어가 통하진 않지만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직원에게 물어보니 바람이 너무 강하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돌아가자고 했더니 그러잔다. 

 

공포는 그때부터였다. 배의 기수를 아무리 꺾어도 배가 육지쪽으로 향하지 않고 자꾸 바다쪽으로만 간다.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돛과 배 뒤에 달려있는 조종장치를 아무리 조작해도 배가 육지를 향하지 않는다. 라이프가드한테 자격증 있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참았다. 

 

그렇게 10분여의 사투 끝에 배의 기수를 돌리는데 성공! 성공하여 육지를 향하려는 찰나 미친듯한 바람이 불어오고 배가 뒤집혔다. 으어어억

 

구명조끼를 입은 나는 괜찮았지만 아무것도 입지 않았던 라이프가드1이 걱정된다. 다행이 바다수영 1등급인가보다. 배가 90도로 뒤집혀 옆으로 누웠는데 라이프가드1이 나와 같이 바다에 빠진 후(파도가 진짜 심했음) 미친듯이 배로 달려가 배를 뒤집으려고 애쓴다. 그런데 이분의 체구가 너무 작아 애를 씀에도 불구하고 배가 정상으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몸무게에 자신 있던 나는 메이아이헬프유를 외치며 90도로 기운 보트의 바닥면에 올라타 같이 힘을 주기 시작했다. 반동을 주느라 원 투 쓰리를 외치며 나와 라이프가드가 체중을 실었고 결국 보트를 다시 뒤집는데 성공했다.  Si 이 발 ㅠㅠ. 사실 물에 빠져 죽을 위험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급박한 상황이었는지라 순식간에 전우애가 생겼다. 둘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해륙풍을 맞으며 정말 빠르게 육지로 배를 몰았다.

 

 

육지에 오니 와이프와 딸아이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아빠가 먼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뒤집힌 걸 모르는 모양이다. 평화롭게 조개를 줍고 있더라. 위 사진을 보면 라이프가드가 홀딱 젖었다. 나갈땐 안저랬는데 물에 빠져서 그렇다. 어쨌든 우린 다친 곳 없이 살아 돌아왔다.

 

 

물에 빠진 무용담을 동료에게 설명해주고 있는 라이프가드1. 

 

나트랑 아남리조트에서의 세일링 경험은 참으로 익사이팅하였다. 내 인생에 이런 경험은 아마 다신 없을 것이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시켜준 라이프가드분께 잔돈을 다 털어 팁을 왕창 드렸다. 진짜 고마웠다.

 

나트랑에 가거든 이런 작은 세일링 요트에 애들은 태우지 말자. 파도가 심한 바다 한가운데 표류되어도 혼자 헤엄쳐서 올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사람만 타자. 그리고 바람이 없는 날에만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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