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로블록스(Roblox)라는 게임을 하루에 무조건 30분씩 하는데, 나와 아내를 게임에 초대하고 싶었나 보다. 억지로 누가 시켜서 하는 게임은 질색이지만 딸이 하도 졸라서 들어가봤다. 수많은 게임의 헤비유저였던 내 눈높이에는 턱없이 모자란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를 보니 어마어마하다. 1.5억 명의 액티브 유저가 있다고.. 조잡한 그래픽에 게임성도 없어 보이는데 도대체 왜 많은 아이들이 이 게임을 하는지 딸내미 인터뷰와 검색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봤다. (참고로 아이들 기준 페북/인스타는 엄마 아빠들이나 하는 거라고.. 2010년 이후 태어난 V세대 초딩들의 SNS는 로블록스다) 로블록스 내의 여러 게임을 보니 그냥 현실 세계의 축소판이다. 아이들이 미션, 장사, 구걸, 물물교..
내 친구들 중 가장 부자를 꼽아보니 참 웃기다.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그렇게 뜯어말리던 것들을 한 친구들이 제일 부자가 됐다. 한 친구는 주식투자에 인생을 걸고 제법 큰 사무실을 십 년 넘게 운영하는 사장이 됐고, 또 한 명은 대출을 만땅으로 끌어다가 유통 쪽 사업을 키운 친구이다. 아.. 그리고 내 친구는 아니지만 고등학교 1년 선배가 지난주에 뉴스에 크게 나왔던 하이퍼커넥트의 창립멤버 3인 중 1인이다. 그분은 얼마 전에 '아자르'라는 채팅앱을 성공시키고 틴더를 가진 미국의 매치그룹에게 회사를 2조 원에 매각했다. 기성세대가 쓰레기라고 간주하던 채팅어플을 가지고 말이다. 부모님들이나 기성세대가 자식이나 후배들 걱정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좋은 회사 들어가서 월급 받으며 안정적으로 살라는 ..
거주 중인 집은 사람에 따라 자산이 되기도 하고 부채가 되기도 한다. 내 집의 공간이 생산활동에 활용되거나, 내 집을 통해 받은 담보대출이 대출이율대비 높은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으면 자산이 되는 것이고, 대출이자만 주구장창 나가고 있다면 특별한 조건이 붙지 않는 이상 부채라고 보는게 맞다. 내 집을 팔면 수억 돈이 나오니 이건 내 '순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집을 매도한 후 어디 공터에 텐트치고 평생 살거라면 순자산이 맞지만 대부분 파는 순간 생활을 위해 또다른 집(보통 더 비싼 집)을 사야 하기 때문에 계산한만큼의 순자산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매도매수시 부과되는 세금은 또 어떻고.. 그래서 집을 가지고 순자산을 계산하려면 두번째 주택 혹은 ..
로버트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에 나오는 구절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은 돈을 위해 일하지만 부자들은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만든다'. 부동산 분야의 많은 네임드들이 이미 많이 인용한 문장인데, 단순해보이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갈래로 생각할 수 있다. 각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다가오는 의미가 다를테니 알아서들 생각하면 되겠다. 나의 경우 '사업'과 함께 돈을 묻어놓은 '주택 분양권'과 '상가'들이 떠올랐다. 분양권의 경우 계약금이라는 돈에 시간을 묻혀 불리는 구조인데, 그 돈이 나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이 딱히 들진 않는다. 대출을 통해 차익형 투자를 하는 기간동안은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다만 초저금리 양적완화의 미친 세상이고 혹시모를 개발호재 등이 분양권에 묻으면 가치가 급등하..
리처드 도긴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보면 우리 신체를 유전자 보존을 위한 '생존 기계'라 정의한다. 우리가 조금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집에 살려는 이유 또한 '생존' 때문이다. 우리의 유전자 복제라 할 수 있는 자녀들의 생존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아득바득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거다. 이건 국가를 위해서도 아니고 나를 위해서도 아니다. 자신도 눈치재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유전자 보존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다. DNA에 새겨진 본능이라 할 수 있겠다. 일조, 통기, 교통, 교육 등 정주요건이 좋은 충분히 넓은 새 집에 살고 싶어하는 것 또한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발현되는 부분이라고 할수 있다. 직주근접을 원하는 것 역시 직장과 주거가 멀어질수록 주..
중학교 2학년 때 흥미진진하게 플레이했던 '릿지 레이서 레볼루션'이라는 레이싱 게임이 생각난다. 대충 미션을 다 클리어하고 여러 종류의 차를 모으면 컴퓨터가 조종하는 비현실적인 차인 '블랙카'와 '화이트카'와 대결할 수 있었는데, 얘네들을 이기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 수퍼카들을 이기면 그 차들 역시 가질 수 있는데, 내가 가진 차는 너무 꼬졌기에 몇 날을 전략을 세우고 연습을 하며 수없이 들이댔더니 결국 이겨서 얻어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환희는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이다. 과거 내가 지나쳤던 게임들을 들여다보면 모든 게임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제공했었다. 내 캐릭터는 보스몬스터보다 비교도 안되게 약하지만 아이템을 얻어 꾸준히 공격력, 방어력, 민첩성 등을 올리고 동료들과 전략을 세우고 시간을..
미국에서 3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오늘 또 했다. 이 사실이 우리나라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참고로 제로금리란 실질이자율 0% 뿐만 아니라 이와 비슷한 수준의 낮은 금리를 합쳐 '제로금리(Zero Interest Rate)'라는 용어로 퉁쳐서 사용한다. 그리고 미국이 제로금리를 유지하면 우리나라도 역시 기준금리(base rate)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이유 : 포스팅 하단 다른글 링크 참조) 아래는 기준금리 인하 때 나온 기사의 첫 문장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연방 기금금리)를 0.0~0.25%로 낮췄고 한국도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0.75%로 낮추며 `제로금리` 시대에 돌입했다" 금리를 낮추는 것은 `돈 풀기`에 해당한다. 시중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나라에 포함되는 이야기이다. 특권층이 아닌 사람들에겐 좋은 교육과 대학 졸업장만이 사회적 상승을 위한 거의 유일한 길이자 가장 중요한 기회라고 여겨졌다. 부모님을 포함한 조상의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교육 수준과 지식이 후손들의 발전과 소득 전망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회적 지위 따윈 없다시피 하였으니, 그 강한 교육열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들 유추가 가능할거라 본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교육'과 '대학 졸업장'이 민감도 높은 변수에 포함됐었던 '생존 방정식'이 점차 깨지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지 않으며, 대기업에 취업을 한다 해도 사회적 위치의 상승은 요원하기만 하..
「움직일 수 없는 남자 The man who can't be moved」 즐겨듣는 노래다. 글 뒤에 유튜브 링크가 있으니 들어보자. 이 블로그를 자주 찾으시는 부동산에 관심 많은 분들은 이미 제목만으로도 예지력이 발동하셨을 거라 본다. 이번 글 제목인 '움직일 수 없는 남자'는 근 몇년간 펼쳐진 수십 번의 정책에 의해 팔 수도 살 수도 없어 이사를 갈 생각조차 못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The Script의 원곡은 건물 코너에서 우연히 한번 마주친 여성때문에 앉은뱅이가 된 남자에 대한 낭만적인 가사의 아름다운 곡인데 우리 현실에 빗대어보니 슬프다. 여러 사유에 의해 어떤 곳에 본인의 집을 구매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착하게 되어버렸다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간 나온 부동산 정책들이..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 외국 속담이 있다. 건물도 마찬가지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보기 좋은 집이 살기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 실용성이나 효용보다는 미적 가치, 트렌디함을 더 추구하게 되는데 그건 아파트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특히 고가의 신축 아파트라면 더.. 건설사들은 이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외관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나는 최근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선봉장이 자이, 푸르지오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예전에 대림산업에서 한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집이 멋지게 단장되길 원하니, 곳곳에서 아파트 재도색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최근 재도색을 추진한 서판교의 한 단지는 꽤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최신 도색으로 변경하는데 성공했다. 디자인 변경에..
24~25년 하락장이 시작되기 전에 서울 끝자락 변두리에라도 들어오라는 말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하락장에도 버티는 곳은 서울이 아니라 차세대 산업과 함께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미래가 밝은 30~40이 모이는 곳 말곤 버틸 수 없다. 내 생각엔 서울불패의 신화는 이미 끝났다. 과거에야 모든 훌륭한 인프라가 서울에 몰리니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간다며 서울로 진격하면 대부분 성공했지만, 과연 지금도 그런가? 서울 외에도 살고 싶은 곳, 인프라 좋은 곳, 교통 좋은 곳들이 너무나 많이 생기니 이미 그들만의 성을 쌓은 강남과 서울 핵심 몇개 지역을 제외하곤 지방광역시 핵심지역들과 경기권 산업지들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차기 성장동력은 판교부터 평택까지의 경부축 반도체벨트와 ..
특허 수백만건을 수십년간 조사하여 기술발전의 몇가지 공통된 트렌드를 집어내신 선생님께서 주장한 내용이 있다. '기술시스템은 불균일적으로 발전한다'라는 것. CPU와 그래픽카드, 디스플레이 기술이 수십년간 엄청난 발전을 하는 동안 입력장치인 키보드는 기술발전 없이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오랜기간 혁신이 없었던 입력장치도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큰 발전을 이뤘는데, 그게 음성인식이다. 이렇게 기술이 동시에 발전하지 않는다는 걸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기술시스템의 불균일적 상승 법칙'이다. 여러 분야에서 각기 고민을 하던 사람들의 이론은 최상위 진리에서 결국 만나게 되는데, 불균일적 상승법칙 이론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게 부동산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평균 집값이 오른다고 모든 집이 한꺼번에 다..